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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여적]진보의 길 심상정 진보신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후보직을 사퇴했다. “복지 대한민국의 초석을 놓겠다는 저의 꿈을 눈물을 머금고 잠시 접어두고자 한다”는 말과 함께. 그의 사퇴는 다시금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정말 이 땅에서 진보정당의 길을 간다는 건 어려운 일인가. 외로운 가시밭길인가. 이 사회는 제대로 된 진보정당 하나 키워낼 수 없는가. 2008년 4월 총선에서 진보신당은 노회찬, 심상정 후보가 아쉽게 패하고 정당투표에서도 비례대표 분배 기준인 3%에서 0.06% 부족한 2.94%로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진보정당으로서 안타까운 것은 선거판도가 더욱 비우호적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이다. 가장 결정적인 변수는 물론 이명박 정권의 등장이었다. 워낙 오른쪽으로 치우친 신자유주의 토건정권이 들어서니 정치판의 전선이 어.. 더보기
[여적] 치킨게임 은 미국 배우 제임스 딘이 24년의 짧은 생애 동안 출연한 세 편의 영화 중 두번째다. 이 영화에선 보는 이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자동차 게임이 나온다.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했다는 이른바 치킨게임이다. 제임스 딘과 사랑의 라이벌인 버즈는 밤에 해안 절벽을 향해 전력 질주하는 게임을 벌인다. 담력을 겨룬 것이다. 제임스 딘은 절벽 끝에서 아슬아슬하게 멈춰 섰지만 버즈는 벼랑 밑으로 떨어져 죽고 만다. 이 영화로 치킨게임이 더 유명해졌다고 한다. 치킨은 겁쟁이란 뜻이다. 게임에서 져 또래들 사이에서 치킨으로 낙인찍혀 버리면 사는 게 괴롭다. 하지만 승자라고 해서 영광만 있는 것은 아니다. 버즈처럼 목숨을 걸어야 한다. 의 치킨게임은 변형된 모습이다. 원래는 두 경쟁자가 마주보고 차를 몰.. 더보기
[여적] 9·11과 천안함 천안함 침몰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란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예견했든 안했든 막상 이런 결론이 도출되니 많은 사람들이 황망(慌忙)한 심정에 빠지고 있다. 이럴 때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였던 사람이나 상황을 찾게 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게 타산지석(他山之石)이든 반면교사(反面敎師)든 자기한테 참고가 되리란 생각 때문일까. 9년 전 미국이 겪은 9·11테러를 오늘 돌아보는 이유도 그런 것이다. 9·11은 미국 본토가 사실상 처음으로 공격당한, 국가안보에 관한 중대한 사건이었다. 중대한이란 표현 정도론 성에 안차는 미증유(未曾有)의 재난이었다. 9·11과 천안함 사이엔 닮은 것도 있고 다른 것도 있다. 우선 사건을 겪은 두 나라 국민들의 심정이 비슷하다. 충격과 공포, 황망함이 그것이다. 미국은 오사마 빈 .. 더보기
[여적] ‘브라운백미팅’하면 교육정책이 잘 나옵니까? ‘갈색봉지 회의’라고 하면 어리둥절할 것이다. 하지만 ‘브라운백 미팅’이라고 하면 더러 알아듣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교육과학기술부가 교육정책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이른바 ‘교육정책 브라운백 미팅’이란 것을 매월 열기로 했다. 어제 첫 ‘미팅’이 교과부 차관과 일선 학교 교육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주제는 ‘수석교사 제도 정착방안’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눈길을 끄는 것은 회의 내용보다는 브라운백 미팅이란 생소한 이름이다. 알아 보니 브라운백은 미국 햄버거 가게 같은 데서 먹을 것을 담아 주는 누런 종이봉지로, 브라운백 미팅은 간단한 점심을 곁들인 자유로운 토론 모임이란 뜻이다. 여기서 놀라운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필자의 무지다. 몇 년 전부터 브라운백 미팅은 공무원 사회.. 더보기
[여적]유언비어의 사회학 최근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박선원 전 청와대 통일안보 전략비서관의 천안함 사고 관련 언론 인터뷰를 문제삼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형사부가 맡아 온 명예훼손 사건을 이례적으로 대공 수사를 전담하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에 배당했다. 천안함을 둘러싼 유언비어·명예훼손 사건을 국가안보에 관한 중대사안으로 다루기로 한 방침에 따른 것이라 한다. 이 사건은 정부가 지난 번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 때 보여준, 냉철하지 못한 천안함 외교를 떠오르게 한다. 검찰이 유언비어 엄단 차원에서 접근한 것부터 적절하지 못하다. 김 장관은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초빙연구원으로 있는 박 전 비서관이 MBC 라디오 등 여러 언론을 통해 한국이 공개하지 않은 정보를 미국이 알고 있고 한국이 이를 감추려 하고 있다고 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