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썸네일형 리스트형 [여적] 코란 불태우기 거의 모든 종교가 용서를 가르친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기독교다. 예수는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고 말했다. 이런 가르침은 성경 안에 가득하다.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모든 사람 앞에서 선한 일을 도모하라”거나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대라”고까지 한다. “죄인이었던 우리를 하나님께서 용서해 주셨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죄와 허물 많은 인간이 영생과 천국을 소유하는 거룩한 은총을 입었으니 그렇게 살라고 한다. 유대교, 이슬람교, 불교 등 다른 종교들도 용서를 강조한다. 그런데 세상은 용서가 넘치기는커녕 갈수록 각박하고 살벌해지는 것 같다. 첫번째 이유야 사이비만 많고 제대로 된 신자가 없어서일 거다. 둘째는 종교가 겉으로는 용서를 말하면서도 다른 .. 더보기 [여적] 비밀회동 회동(會同)의 사전적 의미는 ‘일정한 목적으로 여러 사람이 한데 모이는 것’이다. 회담이 어떤 의제를 놓고 한자리에 모여 토의하는 것인 데 비해 회동은 이보다 덜 형식적이고 넓은 의미의 만남을 뜻한다. 그렇지만 장삼이사, 갑남을녀의 만남을 회동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용례를 보면 안다. 1989년 10월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가 김종필 신민주공화당 총재와 ‘골프회동’을 가졌다. 이 골프회동은 이듬해 초 정치권의 지각변동 또는 희대의 훼절(毁節)로 평가되는 3당 대통합의 단초가 됐다. 국제정치에서 각국 대표들은 회담을 위해 회동한다. 가령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가 베이징의 한 식당에서 회동하고 6자회담과 관련된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는 식의 보도를 자주 접한다. 1945년 2월 미·영·소 3국 수뇌.. 더보기 [여적] ‘몸통·깃털 사건’의 공식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사건이 터진다. 언론은 시시콜콜 의혹을 제기한다. 수사팀이 꾸려져 장기간 수사가 펼쳐진다. 뭐가 나올까.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 태산이 떠나갈 듯 요동하더니 뛰어나온 것은 쥐 한 마리뿐. 딱 그 짝이다.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 발표 얘기다. 처음부터 사건은 핵심적 권력이 개입한 혐의가 짙었다. 청와대니 영포라인, 비선조직이니 나오는 말부터 거명되는 모모한 자들의 면면까지 그랬다. ‘게이트(권력형 비리)’성 사건이 분명했다. 사람들 마음 한 구석의 불안감이 커져갔다. 사건의 배후는 감춰지고 지원관실 실무진 몇명만 손보는 선에서 수사가 마무리될 거란 예감 때문이었다. 예감은 적중했다. 시킨 자는 오리무중인데 달랑 심부름꾼 두명만 구속됐.. 더보기 [여적] 영국의 젊은 총리 어제 도하 각 신문은 39년 만에 40대 총리 후보가 나온 사실을 헤드라인으로 보도했지만 세계적으로 젊은 총리나 대통령이 나온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지난 5월 총선에서 승리해 영국 총리에 오른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수는 만 43세다. 버락 오바마는 지난해 48세에 미국 대통령이 됐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가 재작년 러시아 대통령에 당선된 건 42세 때다. 그를 후계자로 지목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2000년 47세에 대통령에 올라 8년간 재임했다. 더 젊은 총리도 있다. 소련 붕괴 직후인 1992년 러시아 총리 서리를 지낸 예고르 가이다르는 36세였다. 어느 국가지도자라서 입지전적 인물이 아닐까마는 가이다르에게도 그런 구석이 있다. 가이다르의 아버지 티무르는 소련 공산당 기관지 ‘프라브다’ 기자로 .. 더보기 [여적] 북한 가서 살라고? 유명환 외교부 장관이 꺼내 물의를 빚은 “북한 가서 살아라”는 말에는 면면한 전통이 있다. 분단국가 외교 수장으로서 해선 안될 말을 내뱉었지만 독창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뜻이다. 이 말은 적어도 온라인 논쟁에선 일상적으로 쓰인 지 오래다. 이 말을 발설하는 사람들의 논리와 심리는 단순 명쾌하다. 일종의 삼단논법이 동원된다. 참여연대가 천안함 조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편지를 유엔 안보리에 보낸 것을 예로 살펴 보자. 이 행위는 곧 정부 비판이며 친북, 나아가 이적행위와 동일시된다. 정운찬 총리는 이를 두고 국회에서 “어느 나라 국민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거기서 멈췄다. 하지만 극우파들은 “그럴 거면 북한 가서 살아라”로 삼단논법을 완성시켰으리라. 즉 정부를 비판하면 비(非)국민이고 고로.. 더보기 이전 1 ··· 34 35 36 37 38 39 40 ··· 5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