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적

[여적]유언비어의 사회학 최근 김태영 국방부 장관이 박선원 전 청와대 통일안보 전략비서관의 천안함 사고 관련 언론 인터뷰를 문제삼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형사부가 맡아 온 명예훼손 사건을 이례적으로 대공 수사를 전담하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에 배당했다. 천안함을 둘러싼 유언비어·명예훼손 사건을 국가안보에 관한 중대사안으로 다루기로 한 방침에 따른 것이라 한다. 이 사건은 정부가 지난 번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 때 보여준, 냉철하지 못한 천안함 외교를 떠오르게 한다. 검찰이 유언비어 엄단 차원에서 접근한 것부터 적절하지 못하다. 김 장관은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초빙연구원으로 있는 박 전 비서관이 MBC 라디오 등 여러 언론을 통해 한국이 공개하지 않은 정보를 미국이 알고 있고 한국이 이를 감추려 하고 있다고 말.. 더보기
[여적] 떼법의 조건 벌써 2년 몇 개월 전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2008년 신년사에서 “대한민국 선진화를 법과 질서를 지키는 것에서 시작하자”면서 “국가도, 국민도, 대통령도 예외일 수 없다. ‘떼법’이니 ‘정서법’이니 하는 말도 우리 사전에서 지워버리자”며 ‘법치’를 강조했다.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떼법’을 말한 건 이때가 처음이었을 거다. 이후 그가 틈만 나면 강조한 게 법치였고 개탄한 게 떼법이었다. 대통령의 이런 ‘떼법 청산’ 의지는 국정 곳곳에 반영됐다. 지난해 초 6명이 화마에 희생된 서울 용산 철거민 참사는 대통령의 ‘지침’을 금과옥조로 떠받든 경찰 지도부의 무리한 작전이 초래한 비극이었다. 그럼에도 떼법 근절을 위한 사회적 노력은 중단되지 않았다. 네이버 신조어 사전엔 이 말이 “법 적용을 무시하고 생.. 더보기
[여적]과잉 추모 논란 영국 록그룹 퀸의 ‘쇼는 계속돼야 한다(The Show Must Go On)’ 싱글 앨범이 발표된 것은 1991년 10월이었다. 그로부터 6주 뒤 리드싱어 프레디 머큐리는 에이즈로 45세의 생을 마감했다. 이 록스타의 마지막 노래는 파란 많은 삶과 임박한 죽음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됐다. 머큐리는 죽기 전날에야 에이즈 투병 사실을 밝혔지만 언론은 80년대 후반 이후 급속히 악화한 그의 건강을 두고 수많은 추측을 내놓았다. 그 점에서 ‘쇼는 계속돼야 한다’는 이에 대한 머큐리의 대답이었는지도 모른다. 머큐리가 죽은 후 이 노래는 영국 차트에 다시 올라 16위를 기록했고 미국 차트에서도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쇼는 계속돼야 한다’는 말의 역사는 이 노래보다 훨씬 길다. 언제부턴지 쇼 비즈니스에선 무슨 일이.. 더보기
[여적]스폰서 인터넷에서 ‘스폰서’를 쳐보니 보증인·후원자란 뜻의 라틴어가 어원이라고 돼 있다. 지금은 방송 프로그램·스포츠 행사 등의 광고주나 자선행사의 후원자, 장학금·교육비를 지원하는 후원자 등을 스폰서라고 부른다. 특정 집단 내부에서만 특별한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이따금 연예인 스폰서 사건이 일어난다. 일부 여자 연예인이 돈 많은 물주와 스폰서 계약을 맺고 애인노릇을 하다 말썽이 나는 경우다. 이런 건 스폰서 관계로 위장한 매춘거래나 다름없다. 정치인들에게도 나름의 스폰서가 있다. 한명숙 전 총리 뇌물사건에서 검찰은 곽영욱씨를 한 전 총리의 스폰서로 지목했다. 검사들도 스폰서를 둔다. 순환근무 특성상 지방에 홀로 나가 있는 경우가 많다. 수사팀 회식을 하거나 부족한 수사비를 메우기 위해 스폰서가 필요할 때가 .. 더보기
[여적] 이색 퍼포먼스 퍼포먼스(행위예술)는 즉흥적·우연적인 게 특징이다. 2006년 2월3일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장례식에 모인 조문객들은 저마다 옆 사람의 넥타이를 잘라 고인의 시신 위에 올려 놓았다. 생전에 “넥타이는 맬 뿐 아니라 자를 수도 있으며, 피아노는 연주할 뿐 아니라 두들겨 부술 수도 있다”며 그런 행위예술을 연출한 적이 있는 고인을 추모하는 ‘마지막 퍼포먼스’였다. 이런 퍼포먼스는 어떤가. 엊그제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시립극장에서는 남녀 배우 45명이 참가한 이색 퍼포먼스가 시작됐다. 배우들이 5일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돌아가면서 무엇인가를 낭독하는 퍼포먼스다. 특이한 것은 이들이 읽는 게 무슨 문학작품이 아니라 아이슬란드가 2008년 10월부터 겪은 금융위기를 다룬 무려 2000쪽짜리 보고서란 사실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