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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여적] 천재 기타리스트

1969년 8월15일부터 19일까지 미국 뉴욕주에서는 록 음악사의 기념비적 행사가 개최된다. 우드스탁 록 페스티벌이었다. 미국 전역에서 모여든 50만명의 젊은이들은 축제 기간 내내 쏟아지는 장대비 속에도 자리를 지키며 공연을 즐겼다.
공연의 마지막 순서에 사건이 벌어졌다. 곱슬머리의 흑인 로커 지미 헨드릭스가 다른 악기의 반주 없이 기타만으로 연주를 시작했다. 미국 국가 ‘The star spangled banner’였다. 고막을 찢는 듯한 굉음의 사이키델릭 풍 연주였다.

그 연주엔 저항과 조롱이 담겨 있었다. 그는 피드백 등 고난도 기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해 국가를 새롭게 해석했다. 사람들은 파열음과 소음이 섞인 국가를 들으며 그것이 전쟁터를 묘사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
이런 음악을 통해 헨드릭스는 월남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에 대한 젊은이들의 저항을 표시했다. 사람들은 27세의 젊은 나이에 약물 중독으로 사망한 이 왼손잡이 기타리스트를 1960년대 미국의 흑인 민권운동과 반전운동, 히피문화의 상징적 존재로 기억한다.

한국 록계의 대부인 신중현씨는 언젠가 가장 좋아하는 록 기타리스트로 헨드릭스를 들면서 소음으로 치부될 수 있는 소리들조차 음악으로 승격시키는 능력을 지닌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소리의 영역을 넓혔다는 것이다.
오늘날 팝 음악계에서는 세계 3대 기타리스트로 에릭 클랩튼, 지미 페이지, 제프 백을 꼽는 것이 통설이다. 헨드릭스가 빠진 것에 대해 그의 숭배자들은 이미 기타의 ‘전설’이 돼있는 그가 구태여 그런 호칭을 얻을 필요가 있느냐고 말한다.

한국의 대학생 임정현씨(22)가 기타로 파헬벨의 ‘캐논’을 록버전으로 연주한 장면이 인터넷 동영상을 통해 소개되면서 세계 네티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도 “한국 무명 기타리스트인 그의 손놀림 속도와 정확도는 기성 기교파를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크게 소개했다. 무수한 댓글 가운데는 “지미 헨드릭스보다 낫다”는 찬사까지 올라왔다. 그의 정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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