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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로] 늙으면 보수화한다는 속설, 진실인가? 이상하다. 왜 이리 생각이 다른 걸까. 정부의 12·28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에 대한 평가가 40대 이하와 50대 이상 사이에 정반대로 나타났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60대 이상은 잘했다가 71.3%로 잘못했다(23.8%)를 압도했다. 50대도 50.9%대 38.4%로 긍정 평가가 높았다. 반면 20·30·40대는 잘못했다는 의견이 훨씬 많았다. 위안부 합의가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건 며칠 전 아베 신조 일 총리가 "정부가 발견한 자료 중에서 군과 관헌에 의한 강제연행을 직접 보여주는 기술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또다시 주장한 것이 뚜렷한 증거다. 그러나 노인들의 단체인 어버이연합은 합의 철회를 주장하는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에 대해 뜬금없이 "종북사상을 갖고 활동하는 단체"라고 비난한다. 지난 13일 서.. 더보기
[신문로] '야당 분열', 긍정하기 위한 조건 [신문로] '야당 분열', 긍정하기 위한 조건 2015-12-23 11:44:02 게재 우리에겐 야권 분열의 원체험, 트라우마 같은 게 있다. 1987년의 대선의 악몽이다. 그해 6월항쟁의 열기는 뜨거웠다. 그러나 12월 선거에서 노태우 후보에게 승리를 헌상하고 말았다. 양김씨가 후보 단일화에 실패한 탓이다.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했을 때 나는 그때 기억부터 떠올랐다. 아찔했다. 정권 교체는 물 건너 갔다는 생각 때문이다. 야당이 똘똘 뭉쳐도 모자랄 판에 분열했으니 상식적으로 가당키나 한 건가. 갈라선 김대중(왼쪽)과 김영삼 그러나 이런 불길한 '데자뷰'가 지나친 비약이라고 생각을 고쳐먹기로 했다. 첫째로, 지금은 대선 국면이 아니며 따라서 대선 후보 단일화를 운운하는 것은 성급하다. 변화무.. 더보기
[신문로] 오역, 이 천박한 지적 풍토 언제까지 '시간의 존재를 위하여'란 말 들어보셨는가. 실존 철학자 하이데거의 명저 '존재와 시간'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그게 아니다. 옛날에 신문사 선배에게 들은 얘긴데, 한 동료의 영어책 번역에서 심오하나 아리송한 구절이 보였다. 그게 '시간의 존재를 위하여'다. 원문을 찾아보았더니 'for the time being(당분간)'이었다. 예로부터 국내 번역물 오역 문제는 심각했다. 오늘날엔 좀 나아졌을까. 아닌 듯하다. 이 실상을 확인시키는 사례가 있었다. 미국 프린스턴대 앵거스 디턴 교수의 책 '위대한 탈출'을 둘러싼 왜곡 번역 논란이다. 2013년 미국에서 나온 이 책은 작년 9월 한국경제신문이 번역 출간했는데, 디턴 교수가 지난달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함으로써 더욱 주목받게 되었다. 출판사 한경은 이를 보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