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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객닷컴] ‘임을 위한 행진곡’ 클래식 공모를 보는 소회 클래식(예술 음악)과 대중 음악은 끝없이 교류해왔다. 음악비평가 최유준은 아예 둘 사이에 그어진 경계선을 지우고 그냥 ‘음악’으로 부르자고 제안한다. 서구에서도 21세기 들어 ‘음악 이분법’의 신화는 해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예술 음악과 대중 음악, 그 허구적 이분법을 넘어서’란 책에서 이런 주장을 하고 있다. 큰 틀에서 보면 클래식이나 대중 음악이나 결국은 같은 음악 현상을 다루는 것 아닌가라고 필자는 속 편하게 생각하고 싶다. 그래서 대중 음악을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만나는 게 클래식과 국악이라고. 이 생각은 전문가들도 비슷한 듯하다. 미국의 음악인지심리학자 대니얼 레비틴은 말한다. “어릴 때부터 귀가 따갑도록 들은 말이 있다. 클래식은 다른 어떤 음악과도 비교할 수 없는 숭고한 음악이란 것이.. 더보기
[논객닷컴] 그들의 ‘죄와 벌’을 생각한다 최근 잇따라 터지고 있는 문화예술계의 성희롱, 성폭력 폭로를 보면서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죄와 벌’이다.가난한 대학생 라스콜리니코프는 돈을 위해 전당포 노파와 여동생을 도끼로 살해하는 죄를 짓는다. 노파가 자기만 알고 남에게 베풀 줄 모르는 ‘벌레’ 같은 존재이며, 죽여도 아무 죄가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살인을 저지른 뒤 그는 죄책감과 정신적 혼란에 시달린다.번민하던 그는 매춘부 소냐를 만난다. 소냐는 말한다. “지금 당장 네거리로 나가 당신이 더럽힌 대지에 입 맞추세요. 그리고 세상사람 모두에게 들리도록 ‘나는 살인자올시다!’라고 외치세요.” 마침내 그는 소냐의 말대로 행동하고 경찰에 자수해 시베리아 유형을 떠난다.죄책감에 번민하던 라스콜리니코프는 소냐에게 .. 더보기
[신문로] 평창 올림픽이 일깨운 분단 현실 오지 여행가, 긴급구호 활동가 한비야는 '중국견문록'(2001)에서 이렇게 말한다. "외국에서 낯선 사람끼리 만나면 맨 처음 물어보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가. 이름일까? 천만에. 바로 어느 나라 사람이냐다. 국제회의에서 모르는 참가자들끼리 만날 때에도 명찰에 써 있는 국적이 이름보다 훨씬 궁금하다." 그는 국적을 알면 공통화제를 찾기 쉽다며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나를 확인시키는 첫 번째 창은 한비야가 아니라 '한국인'이었다고 밝혔다. 다양한 나라 사람들과 소통하며 살아온 그에게서 이런 얘기를 듣는 것은 다소 뜻밖이다. 그럼에도 국적이 이 글로벌 시대에도 여전히 인간 정체성을 규정하는 중대한 요소란 사실임을 깨닫게 된다. 한비야에 따르면 "내가 한국사람임을 확실히 드러내는 것이 바로 세계시민의 일원이 되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