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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로] 습관적 색깔론 의존증 '사회주의 예산 반대.' 지난 6일 심야에 새해 예산안에 반대하며 자유한국당이 국회에 내건 손팻말 시위 문구다. '밀실야합 예산'이란 구호도 등장했지만 그 '약발'은 역시 불그죽죽한 사회주의 딱지를 붙이는 것만 못하다고 주최측은 판단했음직하다. 이어 열린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준표 대표도 "통과된 사회주의식 예산은 앞으로 대한민국 경제에 아주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되고, 일자리나 경제 성장이나 국민복지에 어려운 환경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안이 뭐가 문제였기에 이 당은 '사회주의 예산'이란 낙인을 찍은 걸까? 별 게 아니다. 아동수당 도입과 기초노령연금 인상 등을 대표 사례로 지목했다고 한다. 이상한 일이다. 이 예산들은 여야 협상 과정에서 한국당도 내년 9월부터 지급키로 합의했던 것이기 때문.. 더보기
[논객닷컴] 되살아나는 러시아 ‘인팀’의 기억 벌써 20여 년 전이다. 신문사 모스크바 특파원으로 있으면서 “러시아 구직 여성들, ‘인팀’ 때문에 고민 중”이란 기사를 썼다. 기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미혼여성·23살·1m70·쾌활한 용모·직업을 찾고 있음·비서직 희망·영어 및 부기 가능·‘인팀’은 사양함·전화 113-○○○○” 모스크바의 한 미혼여성이 광고전문지인 ‘이즈 루크 브 루키(손에서 손으로)’에 낸 구직광고이다. 광고문안은 단 한가지만 빼고는 우리와 다를 게 없다. 바로 ‘인팀은 사양한다’는 것 말이다. 인팀이란 뭔가. 사전에는 ‘친밀하고 거리낌 없는 분위기’라고 돼 있다. 영어 ‘intimate(친숙한)’와 통하는 말이다. 그러나 속뜻은 다르다. 그건 직장 내 상사와 부하 여직원 사이의 내연관계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더 구체적으로 인팀은.. 더보기
[신문로] 애국심의 두가지 얼굴 남재준 전 국정원장이 지난주 검찰에 출석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국정원 직원들은 이 나라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마지막 보루이자 최고의 전사들이다." 그는 "그들의 헌신과 희생에 대해 찬사는 못 받을망정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참담한 일이 벌어져 가슴 찢어지는 고통을 느낀다"고도 했다. 진심이 담긴 말이었다고 믿고 싶다. 그 말에서 애국심이 느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는 2005년 육군참모총장으로 퇴임하기까지 30여년 간 군인의 길을 걸었다. 젊은 시절부터 소신있는 장교로 평가받았고 퇴역 후 박근혜정부 초대 국정원장에 발탁됐다. 그에게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청와대에 상납했다는 혐의가 씌워졌다. 그가 '정권이 바뀌니 정치공세의 희생양이 됐다'고 느낄 만도 하다. 이 대목에서 "애국심은 악당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