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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이상한 특사 특사(特使) 하면 떠오르는 역사적 장면들이 있다. 1907년 4월 고종은 극비리에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릴 만국평화회의에 특사, 정확히는 밀사를 파견한다. 을사조약의 부당성을 만방에 폭로하기 위함이었다. 명을 받든 이들의 여정은 기구했다. 4월20일 서울을 출발한 이준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상설과 합류해 시베리아 철도를 타고 6월4일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 전 러시아공사관 서기 이위종과 만났다. 세 명은 6월25일 가까스로 헤이그에 도착했으나 일제의 방해와 각국의 외면으로 회의 참석이 좌절됐다. 이준은 7월14일 끝내 그곳에서 분사(憤死)했다. 1972년 7월4일 놀라운 특사 사건이 공개됐다. “중앙정보부장 이후락입니다. 실은 제가 5월 초 박정희 대통령 각하의 뜻을 받들어 평양에 갔다 왔습니다.” 7·4.. 더보기
[여적]독일 다문화축구의 역설 남아공월드컵에서 독일이 아르헨티나를 4 대 0으로 완파하자 흥미로운 해석이 나왔다. 여러 나라 출신으로 구성된 이른바 ‘다문화팀’이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독일 월드컵팀은 23명 중 11명이 외국계다. 독일 언론은 이들에게 다문화(Multicultural)의 머릿글자를 따 ‘M세대’란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이들은 뿌리도 다양하다. 클로제와 포돌스키는 폴란드, 외칠은 터키, 제롬 보아텡은 가나, 카카우는 브라질, 자미 케디라는 튀니지계다. 이들은 독일 전차군단의 이미지로부터 한층 진화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이 해석을 받아들일 때 몇 가지 중첩적인 역설이 발견된다. 첫째, 월드컵은 국가대항전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부터 202위 파푸아뉴기니까지, 지역예선부터 본.. 더보기
[여적]영포회 과연 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네다. 정권 초기부터 입길에 오르던 영포회, 그 생명력 참 질기다. 경북 포항·영일 출신 중앙부처 5급 이상 공무원들의 모임, 1980년 만들어져 회원은 100명쯤 된다는 영포회가 다시 유명해졌다. 총리실 민간 중소기업 사찰 사건의 중심적 인물들이 이 모임 회원으로 밝혀진 것이다. 내용은 살필수록 점입가경이다. 영포회원인 이인규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이 역시 영포회원인 이영호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에게 활동상황을 직보했다. 총리, 장·차관 등 공식 보고라인은 완전히 무시됐다. 이 불법 민간인 사찰 탄압의 이유 또한 어이가 없다. 시중에서 ‘쥐코’로 유명한 동영상을 블로그에 링크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이 기업인은 세상 사람이 다 아는 대통령 비판 동영상을 한번 잘못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