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여적] 칼춤 사극 같은 데 나오는 중죄인의 사형 장면에서 집행자를 망나니라 불렀다. 처형 광경은 아닌 말로 볼 만했다. 요란하게 치장한 망나니는 형 집행 전 청룡도 같은 큰 칼에다가 입 한가득 물을 머금어 뿜어내곤 했다. 그러면서 한바탕 춘 춤이 칼춤이다. 이렇게 한 건 공개처형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였다. 구경꾼들은 망나니 칼춤을 보면서 공포와 안도를 동시에 체험했다. 사형 집행인인 망나니 자신의 환각효과도 노렸다. 망나니 칼춤이란 은유가 있다. 죄의 경중을 따져볼 것도 없이 무작정 큰 죄로 몰아붙이는 거친 태도로 정의할 수 있겠다. 거기엔 ‘난 당사자가 아니므로 처벌과 무관하다’는 면제의식이 깔려 있다. 과거 미국의 매카시즘이나 지금 한국에서 때아닌 부흥기를 맞은 색깔론에서도 발견되는 심리다. 강용석 의원이 .. 더보기 애들을 '죽음의 굿판'에서 구해내려면 얼마 전 전남 보성에서 기독교 광신도 부부가 감기에 걸린 남매 셋을 굶기고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부부는 10살, 8살, 5살 난 세 남매에게 잡귀가 붙었다며 허리띠와 파리채로 때렸다. 아이들은 숨지기 전 일주일 이상 물 말고는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한 아이의 일기가 나중에 공개됐다. 숨지기 열흘 전쯤 쓴 이 일기엔 “2012년 1월20일. TV를 보았다. 재미있다. 런닝맨이 재밌었다”고 적혀 있었다. 이 사건이 알려진 지 며칠 후 서울 강남에 사는 고교 1학년 남학생(16)이 아파트 7층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페이스북에 “공부가 어렵다. 학원 다니기가 힘들다”는 글을 남기고서였다. 이 아이는 이른바 ‘A급 학군’에 성적도 상위권인 학생이었다. 말수가 적고 수학을 잘하고 사진 찍는 것을.. 더보기 [여적] 조수석 익히 알려진 독일의 본 회퍼 목사 얘기로 시작하는 게 낫겠다. 그는 “미친 운전자가 행인들을 치고 질주할 때 목사로서 사상자를 돌보는 것보다는 핸들을 빼앗아야 한다”는 신조로 히틀러 암살계획에 가담했다가 발각돼 처형당한 인물이다. 본 회퍼 목사가 생각난 건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엊그제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향해 한 말을 듣고서다. 한 대표는 “난폭 음주운전으로 인명사고가 났다면, 운전자뿐 아니라 조수석에 앉아 있던 사람도 법적 책임이 있다”며 “박 위원장은 조수석에서 침묵으로 이명박 정부를 도운 만큼 모르는 척, 아닌 척 숨지 말라”고 공격했다. 내 연상은 일견 뜬금없다. 여러가지로 상황이 다르니까. 본 회퍼가 말한 미친 운전자와 한 대표가 말한 난폭 음주운전자를 동일시할 수 없다.. 더보기 [여적] SNS와 낭만 낭만이란 말에 대한 생각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 낭만의 사전적 의미와는 별개로, 이 추상어가 갖는 이미지나 개념의 폭이 상당히 넓다는 말이다. ‘낭만적’이란 말에 드물게는 브루크너의 4번 교향곡 ‘로만티쉬’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겠다. 최백호는 이렇게 낭만을 노래한다. “궂은비 내리는 날/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 도라지 위스키 한잔에다/ 짙은 색소폰 소리를 들어보렴/…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청춘의 미련이야 있겠냐마는/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에/ 다시 못올 것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 꼭 낭만을 노래한 가수가 아니더라도 많은 이들에게 낭만은 ‘다시 못올 것’ 같은 과거형으로 다가온다. 낭만에는 상실감을 동반한 아련한 추억 같은 무엇이 묻어 있다. 낭만은 어느 편이냐 하면, 대체로 .. 더보기 곽노현에 대한 개인적이고 논리적인 변명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교육감 선거 당시 후보 단일화를 이룬 상대 후보에게 2억원을 건넨 사건’(곽노현 사건)이 터진 지 시간이 꽤 흘렀다. 그가 돈 준 사실을 밝힌 것이 지난해 8월28일이니까 만 다섯달이 지났다. 지난 19일 열린 1심 판결에서 곽 교육감은 벌금형을 선고받고 풀려나 직무에 복귀했다. 보수단체들은 그가 첫 공식 출근한 30일부터 사퇴를 요구하며 출근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재판이 2·3심을 남겨둔 데다, 곽 교육감이 복귀하자마자 서울학생인권조례를 공포해 논란이 가열되는 등 ‘곽노현 사건’은 진행형이다. 먼저 밝힐 것이 있다. 첫째, 나를 억누르고 있는 무언가 불편함, 답답함을 털어버리고 싶은 마음에 이 칼럼을 쓴다. 둘째, 사설이 그 신문의 입장과 논조를 분명히 하는 공식적 문건이라면.. 더보기 이전 1 ··· 63 64 65 66 67 68 69 ··· 10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