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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색깔론 DNA 파격적인 시 한 수를 소개한다. “‘김일성 만세’/ 한국의 언론자유의 출발은 이것을/ 인정하는 데 있는데/ 이것만 인정하면 되는데/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한국/ 언론의 자유라고 조지훈이란/ 시인이 우겨대니/ 나는 잠이 올 수밖에/ ‘김일성 만세’/ 한국의 언론자유의 출발은 이것을/ 인정하는 데 있는데 / 이것만 인정하면 되는데/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한국/ 정치의 자유라고 장면이란 관리가 우겨대니/ 나는 잠이 깰 수밖에” 김수영의 미발표 시 ‘김일성 만세’ 전문이다. 1960년 10월6일이란 날짜가 붙은 시가 쓰여진 시점은 4월혁명 직후다. 김수영은 이 시를 써 경향신문과 동아일보에 보냈지만 빛을 못 보았다. 내용이 너무 도발적이기 때문이었을 거다. 그래서 부인 김현경씨가 보관해오다 몇 해 전.. 더보기
진보도 껍데기는 가라 통합진보당 사태를 계기로 내가 진보 편에 서 있는 이유를 다시 생각해 보았다. 그렇다. 만약 착취, 부패, 억압, 불의가 없는 세상이라면 내겐 낭만적 보수성향이 맞았을 거다. 지킬 것이 많은 사회라면 나는 보수적인 사람이 됐을 거다. 현재에 만족 못하고 더 나은 미래를 꿈꾸지 않아도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전속력으로 후진하는 나라에서 진보에 회의도 들지만 진보를 버릴 수 없는 이유는 이 현재가 너무나 엉망이어서 미래에서 희망을 찾지 않을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하여 나는 지금도 진보 편이다. 그 필연적 결과로 요즘 문자로 멘털 붕괴, 멘붕 상태를 겪고 있다. 자신을 진보라고 생각하는 상당수가 비슷한 증세이리라. 왜 아니겠는가. 진보에게 이토록 호된 배신감을 느낀 것은 난생처음 있는 일이다. 과거 노무현 대.. 더보기
[여적] 드골의 그림자 올랑드와 사르코지가 격돌한 프랑스 대선이 미테랑과 드골의 대리전 양상을 보인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올랑드 사회당 후보는 유세 때 두 주먹을 높이 치켜들고 약간 쉰 듯한 목소리를 내는 등 미테랑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몸짓을 자주 해왔다. 르몽드는 올랑드가 1981년 대선 때 미테랑이 썼던 단어와 문장, 이를테면 프랑스 재건과 단합 같은 말을 자주 사용했다고 분석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전후 프랑스 재건을 위해 국민에게 애국심을 호소했던 드골 장군처럼 자신을 경제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는 위기의 지도자로 부각시키려 애써왔다. 이렇게 흘러간 지도자를 부각시켜 선거전에 이용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서울시장 시절 대선을 위해 박정희 향수를 이용한다는 말을 들었다. 이에 대해 그는 “검은 안경.. 더보기
[여적] 나쁜 비교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서울 청계광장에서 엊그제부터 열리고 있다.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나온 탓에 4년 만에 재개된 이 집회엔 그 때 ‘촛불소녀’로 나왔다가 어느 새 ‘촛불숙녀’로 성장한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정부의 태도는 “남들은 조용한데 왜 이리들 호들갑이냐”고 윽박지르는 것 같다. 농림수산식품부가 며칠 전 내놓은 ‘미국 광우병 발병 이후 세계 주요국 조치 동향’에 따르면 이집트, 과테말라, 인도네시아 등 세 나라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부분적으로 중단했다. 반면 캐나다, 멕시코, 일본 등 17개 나라는 별도 조치 없이 수입을 계속하고 있다. 이걸 보면 한국 사람들이 유난히 과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정말 그런가. 저들은 대범한데 한국인들만 유난히 의심이.. 더보기
[여적] 쇠고기와 국민정서 언제부터인지 국민정서란 말이 부정적인 맥락으로 사용되곤 한다. 가령 이명박 대통령은 당선자 때인 2008년 신년사에서 “선진화를 법과 질서를 지키는 것에서 시작하자. …‘떼법’이니 ‘정서법’이니 하는 말도 우리 사전에서 지워버리자”며 법치를 강조했다. 그 후 그는 수도 없이 법치를 강조했고, ‘떼법’을 개탄했다. 그가 말한 정서법은 국민정서법을 줄인 말이다. 국민정서를 빙자한, 감성적 규범을 들먹이지 말고 진짜 법을 잘 지켜야 한다는 뜻이다. 28일 저녁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한국대학생연합 주최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중단 촉구 촛불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집권세력 일부는 미국 쇠고기 수입에 대한 여론 악화를 오도된 국민정서와 떼법으로 몰아가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말인즉슨 옳..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