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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티나 20년 전 필자의 러시아 여행에 대한 회상으로 시작하자. 모스크바대 연수 중 훌쩍 떠나온 크림반도 심페로폴의 카페에서 귀에 익은 팝송이 흘러 나왔다. 메리 홉킨의 ‘도즈 워 더 데이즈(Those Were The Days)’였는데, 보컬 그룹이 러시아어로 부르고 있었다. 동행한 러시아 친구 드미트리에게 “팝송을 러시아어로 부르네”라고 했다가 면박을 당했다. 이 곡은 원래 러시아 노래 ‘다로고이 들린노유(머나먼 길)’였다. 메리 홉킨이 1968년 번안해 불러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이다.#머나먼 길 (Дорогой длинною) - 나니 브레그바제(1971)원곡도 애절한 사랑의 추억에 관한 것이었지만, 번안한 가사도 썩 훌륭하다. 18세 웨일스 시골뜨기 소녀를 일약 세계적 스타로 만든 것은 청아하고 호소력.. 더보기
[여적] ‘티나’로 기억될 여인 엊그제 타계한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철의 여인’이란 별명을 얻게 된 데는 사연이 있다. 1976년 1월19일 대처 보수당 대표는 켄싱턴 시민회관에서 소련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한다. “러시아는 세계 지배에 혈안이 돼 있으며 역사상 가장 강한 제국주의 국가가 되고 있다. 소련 공산당 정치국원들은 여론의 밀물과 썰물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총을 앞세우기 전에 모든 것들을 제시하는 반면, 그들은 버터를 내놓기 전에 총부터 내민다.” 이에 대한 응답으로 소련 국방부 기관지 ‘크라스나야 즈베즈다(붉은 별)’는 대처를 ‘철의 여인(Iron Lady)’이라고 불렀다. 대처는 이 별명을 기분좋게 받아들였다고 한다. ‘버터’를 등장시킨 이 연설은 전년도에 보수당 최초 여성대표가 된 대처의 생활밀착형.. 더보기
[여적] 어려운 ‘창조경제론’ “영어가 객지에 와서 고생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지만 요즘 ‘창조경제’란 것의 처지가 꼭 그 짝이다. 박근혜 정부 5대 국정목표의 첫번째가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다. 140개 국정과제의 첫번째도 과학기술을 통한 창조산업 육성이다. 그렇다면 굉장히 중요한 것 같기는 한데 문제는 그 실체가 뭔지 분명치 않다는 점이다. 국민들이나 시비를 일삼는 야당에만 그런 게 아니다. 지난 주말 새 정부 첫 고위 당·정·청 워크숍에서도 창조경제가 도마에 올랐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창조경제가 뭔지를 다시 캐물었으나 청와대 수석들의 답변은 요령부득이었다.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은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자는 것으로…”라고 추상적 설명을 하려다 제지당했다. 신설된 미래전략수석실의 최순홍 수석이 추가 브리핑을 했지만 역시 명쾌한 답변.. 더보기
[여적] 받아쓰기 언어를 배우는 데 받아쓰기는 중요한 과정이다. 남이 하는 말을 들으면서 맞춤법을 정확히 지켜 옮겨적는 과정을 통해 문법과 어휘, 표현력 등을 익힌다. 집중력도 늘어난다. 그래서 초등학교 국어 교육엔 받아쓰기 수업이 있다. 매주 한두 차례 받아쓰기 시험도 본다. 영어공부도 딕테이션(dictation), 곧 받아쓰기는 필수적이다. 러시아어 교육에서도 이 나라말로 같은 뜻인 ‘직토프카’가 중시되는 건 물론이다.청와대나 정부 부처의 여러 회의 장면을 보면서 가끔씩 고개를 드는 의문이 있다. 무엇을 열심히들 메모하는 모습 때문이다. 엊그제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정책 점검회의에서도 참석자들이 일제히 뭔가 적고 있는 사진이 경향신문에 크게 실렸다. 저 진지한 얼굴로 적고 있는 게 뭘까. 대통령이 말하는 것을 받아적는 .. 더보기
[여적] 녹색 지우기 박근혜 정부에서 녹색이 자취를 감췄다. 엊그제 환경부는 3개 국과 과의 이름에서 녹색을 뺐다고 한다. 녹색환경정책관은 환경정책관으로, 녹색기술경제과는 환경기술경제과로, 녹색협력과는 환경협력과로 바뀌었다. 녹색 자리에 환경이 들어간 건데, 이는 이명박 정부 이전 이름으로 돌아간 것이다. 다른 곳도 녹색이 탈색됐다. 지식경제부 녹색성장기후변화정책과는 업무를 다른 2개 과에 이관하고 없어졌다. 이렇게 이름을 바꾼 건 사필귀정(事必歸正)과 정명(正名)이란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이명박 정부는 처음부터 녹색을 부르짖었다. 2008년 8·15 경축사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 국가발전 패러다임으로 제시했다. 한반도 대운하로 시작해 4대강 사업으로 이름을 바꾼 초대형 토목공사도 강 살리기와 녹색성장이란 명분으로 분식됐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