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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오이 시식회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가는 와중에 반드시 열리는 행사가 있다. 시식회다. 올해 초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한우·한돈의 안전성을 홍보하는 시식회가 열렸다. 두말 할 것 없이 구제역 파동으로 급감한 소비를 되살리자는 것이다. 3년 전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산됐을 땐 총리가 전남 영암을 방문해 삼계탕을 먹었다. 75도 이상 온도에서 5분간 끓이면 해가 없다고 홍보했다. 이와는 조금 경우가 다른 것이 재작년 여름 수입쇠고기 파동 때 국회에서 열린 미국산 등심 시식회다.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은 “한우보다 맛있다”며 미국산 쇠고기를 예찬해 한우농가들을 분노케 했다. 먹고 마시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것이 시식·시음회다. 그런데 때로는 안 하는 것만 못할 정도로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 일본 후.. 더보기
아버지의 유산 아버지의 유산이 든든한 정치적 자산인 두 여성 정치인 얘기를 하고자 한다. 한 사람은 박근혜 의원이고, 또 한 사람은 프랑스의 극우정치인 장 마리 르펜의 딸 마린 르펜이다. 두 사람을 불러낸 것은 공통점도 있고 비교되는 것도 있어 흥미롭기 때문이다. 마린 르펜 국민전선 당수(42)는 내년 5월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신예 정치인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대중운동연합의 사르코지 대통령을 제쳐 다음 대선에서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더욱이 며칠 전 사회당의 유력 후보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IMF 총재가 성폭행 사건에 휘말린 것은 그에게 뜻밖의 호재일 거다. 마린 르펜 프랑스 국민전선 대표 | 경향신문 DB 신예라곤 해도 마린이 부친의 후광 덕택에 거저 현재에 이른 건 아니다. 세.. 더보기
[여적] 날짜변경선 변경 며칠 전 이런 제목의 외신이 들어왔다. “사모아 내일로 이사한다.” 남태평양의 인구 21만명 섬나라 사모아가 내일로 이사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무슨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하는 얘기가 아니다. 방법은 간단하다. 날짜변경선을 국토의 동쪽으로 옮기면 되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현재 날짜변경선 동쪽에 붙어 있는 이 나라가 날짜변경선 서쪽으로 옮기면 그게 바로 내일로 이사하는 게 된다. 투일라에파 사일렐레 사모아 총리가 엊그제 이런 이사 계획을 발표했다. 이 특별한 이사는 오는 12월29일을 기해 결행될 것 같다고 한다. 이날 사모아가 날짜변경선을 동쪽으로 옮기면 사모아는 곧바로 하루를 건너뛰어 30일이 되며 자연스럽게 2012년 새해를 맞게 된다는 것이다. 날짜변경선 동쪽에서 서쪽으로 넘어가면 하루를 단숨에 .. 더보기
[여적] 광기 대 이성, 광기 대 광기 2006년 12월30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처형됐을 때 경향신문은 ‘문명세계를 부끄럽게 한 후세인 전격 처형’이란 사설에서 “후세인의 처형은 미국과 부시 행정부의 위선을 백일하에 드러내는 반문명적, 반민주적 폭거였다”는 결론을 내렸다. 왜 그런가. 재판의 졸속, 불공정성 때문이다. 후세인은 항소심에서 형이 확정된 지 닷새 만에 형이 집행됐다. 집행일은 이슬람 최대 축제인 ‘알 아드하(희생제)’ 첫날로 이런 날 처형한 것은 이슬람 모욕으로 받아들여졌다. 그가 체포된 후 3년이 지나 전격 처형된 데는 미국의 입김이 절대적이었다. 미국이 학수고대하던 대량살상무기도 안 나왔고 전황은 악화일로였다. 부시는 중간선거에서 참패해 이라크 전략 수정 압력에 직면해 있었다. 후세인 처형은 좋은 돌파구였다. 처참한.. 더보기
[여적] 반성의 조건 관우가 명의 화타에게 수술을 받는다. 전투 중 팔에 독화살을 맞은 관우의 상처가 깊어 살을 도려내고 뼈를 긁어내는 수술을 해야 했다. 화타는 고통에 몸부림칠 것에 대비해 환자의 몸을 묶으려 했으나 관우는 괜찮다며 수술을 시킨다. 대신 관우는 측근 마량을 불러 바둑을 둔다. 화타의 이마엔 땀이 흘렀고 막사엔 낭자한 유혈 속에 뼈를 긁어내는 소리가 요란했지만 관우는 태연히 바둑에 열중했다. 삼국지의 유명한 진중(陣中) 수술 장면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소설일 뿐이다. 마취도 없이 뼈를 깎는 수술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화타가 실제론 마비산(痲沸散)이란 마취제를 썼다는 말도 있다. 이 고사를 꺼낸 건 ‘뼈를 깎는 반성’이란 유래는 알 수 없되 유구한 세월 사용된 표현에 대해 얘기하기 위해서다. 반성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