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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객닷컴] 그곳에도 메아리가 울려 퍼지게 하려면 며칠 전 판문점 통일각에서 이뤄진 2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친구 간의 평범한 일상처럼 이뤄진 회담”이라고 표현했다. 이렇게 말한 건 복잡한 절차와 의전을 생략하고 만났다는 뜻이었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만났다는 말도 된다. 사실 이념 문제를 떠나 남과 북은 ‘친구처럼’ 만날 수 있는 사이다. 가장 큰 이유는 같은 언어를 쓴다는 것 아닐까 한다. 평창 동계올림픽 때나 남북정상이 만날 때나 가끔은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것이 따로 통역이 필요 없다는 사실이다. 남북한 말 사이에 이질화가 상당히 진행돼 겨레말큰사전 편찬 사업이 속히 재개돼야 한다는데도 말이다. 분단이 70년째 접어들었지만 만나면 바로 소통하는 데 지장이 없는 사이, 이게 남북관계다. 남과 북의 동질성은 같은 언어만이 아니라 .. 더보기
[논객닷컴] 아주 오래된 보수우파들 눈치 챈 사람도 있겠지만, 이 칼럼 제목은 015B가 부른 ‘아주 오래된 연인들(1992)’의 패러디다. “저녁이 되면 의무감으로 전화를 하고…”로 시작하는 노래는 연애 기간이 길어져 서로 심드렁해진 연인들의 심리를 꿰뚫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게 쇄신할 생각은 없이 흘러간 레퍼토리만 반복해 틀어대는 우리 보수우파랑 꽤 닮았다. 무엇이 어떻게 닮았나. 지난 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대한민국 수호 비상국민회의’ 창립대회가 열렸다. 2000여 명의 인파가 모였는데, 이 모임의 성격은 참석자들 면면을 봐도 알 수 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 박승춘 전 국가보훈처장,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송영선 전 국회의원, 노재봉 전 국무총리, 이종명 자유한국당 의원, 심재철 국회 부의장…. 내로라하는 보수우파 인사들이.. 더보기
[논객닷컴] ‘임을 위한 행진곡’ 클래식 공모를 보는 소회 클래식(예술 음악)과 대중 음악은 끝없이 교류해왔다. 음악비평가 최유준은 아예 둘 사이에 그어진 경계선을 지우고 그냥 ‘음악’으로 부르자고 제안한다. 서구에서도 21세기 들어 ‘음악 이분법’의 신화는 해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예술 음악과 대중 음악, 그 허구적 이분법을 넘어서’란 책에서 이런 주장을 하고 있다.큰 틀에서 보면 클래식이나 대중 음악이나 결국은 같은 음악 현상을 다루는 것 아닌가라고 필자는 속 편하게 생각하고 싶다. 그래서 대중 음악을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만나는 게 클래식과 국악이라고. 이 생각은 전문가들도 비슷한 듯하다. 미국의 음악인지심리학자 대니얼 레비틴은 말한다.“어릴 때부터 귀가 따갑도록 들은 말이 있다. 클래식은 다른 어떤 음악과도 비교할 수 없는 숭고한 음악이란 것이다... 더보기
[논객닷컴] 그들의 ‘죄와 벌’을 생각한다 최근 잇따라 터지고 있는 문화예술계의 성희롱, 성폭력 폭로를 보면서 머릿속에 떠오른 것이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죄와 벌’이다.가난한 대학생 라스콜리니코프는 돈을 위해 전당포 노파와 여동생을 도끼로 살해하는 죄를 짓는다. 노파가 자기만 알고 남에게 베풀 줄 모르는 ‘벌레’ 같은 존재이며, 죽여도 아무 죄가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살인을 저지른 뒤 그는 죄책감과 정신적 혼란에 시달린다.번민하던 그는 매춘부 소냐를 만난다. 소냐는 말한다. “지금 당장 네거리로 나가 당신이 더럽힌 대지에 입 맞추세요. 그리고 세상사람 모두에게 들리도록 ‘나는 살인자올시다!’라고 외치세요.” 마침내 그는 소냐의 말대로 행동하고 경찰에 자수해 시베리아 유형을 떠난다.죄책감에 번민하던 라스콜리니코프는 소냐에게 .. 더보기
[논객닷컴]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낯선 사람을 부를 때 난감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필자가 특파원을 지낸 러시아도 그렇다. 호칭에 적지 않은 변화를 겪었는데, 거기엔 정치·사회적 격변이 반영돼 있다.소련 시절에는 그 방식이 아주 간단했다. 적어도 이론상 모든 인민이 평등하다는 공산주의 이념에 따라 ‘타바리시(동무)’란 호칭이 통용됐다. 최고권력자인 공산당 서기장을 부를 때도 타바리시 브레즈네프, 타바리시 안드로포프라고 하면 그만이었다. 이름을 모르는 낯선 사람은 그냥 ‘타바리시’라고 불렀다.1991년 소련이 붕괴하면서 호칭에 혼란이 일어났다. ‘타바리시’를 대체할만한 적당한 호칭을 찾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타바리시는 군대 내에서나 명목을 유지하고 있다.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그래서 나온 호칭이 ‘가스파진(시민)’이다. 이는 사회주의 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