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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객닷컴] 늦가을에 시와 노래를 생각하다 다른 주제로 글을 쓰려다 바꿨다. 순전히 계절 탓, 쓸쓸한 만추(晩秋) 탓이었던 것 같다. 준비하던 칼럼 주제, ‘강제징용 판결 이후 우리의 현실적 대안’도 충분히 의미는 있었다. 자유한국당이 겪는 내분과 한국 보수의 미래도 그랬다. 문재인 정부 2기 경제팀은 얼마나 달라질까도 관심사였다. 그러나 솔직히 내 마음은 복잡한 세상에서 한 가닥 위로를 찾고 있었다. 온갖 사건 사고로 얽히고 설킨 세상 얘기 말고 뭐 다른 거 없나? 며칠 전 신문 한 귀퉁이에서 이런 기사가 눈에 띄었다. ‘시 읽다보면…어느새 면역력이 쑥쑥’이란 건강 관련 기사였다. 기사에 따르면 시를 구상하고 외우면 인지력이 향상된다고 한다. 소리 내어 읽으면 구강건조도 해소된다. 또 호흡이 깊어지면서 림프액 순환이 원활해지고 면역력이 높아진다.. 더보기
[논객닷컴] 가짜 애국자 가려내기 10·26이라면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재규의 총에 맞아 숨진 날로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10·26은 안중근 의사가 1909년 만주 하얼빈에서 제국주의 일본의 조선 침략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한 날이기도 하다. 의거를 일으킨 지 올해로 109주년이 됐다. 어제 서울 용산아트홀 대극장에서는 ‘안중근 평화음악회’가 열려 안숙선 명창 등이 공연하기도 했다.안중근 의거는 역사적 의미가 큰 사건이었다. 우리 민족의 기개를 세계에 떨치며 그가 평소 주창했던 동양평화론이 새롭게 조명되는 계기가 됐다. 많은 나라가 서구 열강의 식민지배를 받았지만, 같은 아시아 이웃나라의 악랄한 지배를 받은 건 조선이 유일했다. 이런 특이한 식민지 경험 때문에 우리는 애국자와 독립운동가를 구태여 .. 더보기
[논객닷컴] 지지부진한 사회경제 개혁, 세 가지 질문 문재인 정권의 사회경제개혁 의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보수·진보 양측 모두에서 그렇다. 사안을 명쾌하게 하기 위해 세 개의 질문을 던져본다. 지난주 수요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 제도 개선 촉구 국민대회’를 열었다. 비가 오는데도 3만 명이 모였다. 흔히 보아왔던 민노총 등 노동단체가 주도한 행사가 아니었다. 식당·편의점·PC방 등을 운영하는 사업자 단체들 중심이었다. 광화문광장은 2016년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촛불집회가 뜨겁게 타올랐던 공간이다. 거대한 촛불의 함성을 통해 문재인 정권이 탄생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촛불혁명’이라고 부른다. 이제 첫 번째 질문을 던질 차례다. 그렇다면 이날 소상공인들의 외침은 반혁명, 반개혁적 성격이었을까. 아니라고.. 더보기
[논객닷컴] 애도에서 행동으로 소설가 서머싯 몸은 “내가 인간성에서 주목한 부분은 도대체 일관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이다. 나는 한평생 일관성을 지키며 살아온 사람을 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64세에 쓴 문학적 회고록 ‘더 서밍 업’에서다. 그의 얘기를 더 들어보자. “지난 40년 동안 인간성을 연구해왔지만 아직도 인간은 이해할 수 없는(unaccountable) 존재다. 사기꾼이 자기희생을 하는 것을 보았고, 좀도둑이 부드러운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도 발견했다. 창녀가 화대만큼의 봉사를 해주는 걸 명예로 여기는 것도 보았다.” 그 결과 인간성의 모순적 특징들이 인간 내부에 병존한다. 이기심과 이타심, 이상주의와 관능주의, 사심 없음, 용기, 게으름, 신경질, 고집스러움, 소심함, 이런 것들이 모두 한 사람의 내부에 깃들어 그럴듯한.. 더보기
[논객닷컴] 촛불정신 잊어버렸나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9월 미국의 세계시민상을 수상하며 이런 연설을 했다. “우리 국민들은 지난 겨울 촛불혁명으로 세계 민주주의의 역사에 새로운 희망을 만들었습니다. 나는 촛불혁명으로 태어난 대통령입니다. 촛불혁명에 함께 했던 나는 촛불정신을 계승하라는 국민의 열망을 담고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그는 10월 28일 촛불집회 1년을 맞아 “촛불의 열망과 기대, 잊지 않겠습니다. 국민의 뜻을 앞세우겠습니다”란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두말할 것 없이 그는 촛불집회를 통해 대통령이 된 사람이다. 시민이 들어 올린 촛불의 정신이 만든 대통령이다. 장면을 바꿔보자. 문재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시절인 2016년 11월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가해 촛불을 들고 있다. “위대한 촛불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