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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객닷컴] 혁명이 얼마나 어려운지 아는가 혁명일까 아닐까. 뜨겁게 타올랐던 촛불집회 말이다. 많은 기사나 칼럼들이 ‘촛불혁명’이란 표현을 썼는데, 맞는 걸까? 엄밀히 말해 촛불은 사전적 개념의 혁명이 아니다. 혁명은 ‘헌법의 범위를 벗어나 정치적, 경제적 체제를 근본적으로 고치는 것’이다. 거기까지는 가지 않았다. 항용 혁명에 수반되는 유혈사태도 없었다. 그럼에도 ‘촛불혁명’이라고 부르는 까닭은 무엇일까. 일종의 은유다. 옛것을 깨뜨리고 새로운 것을 세우고 싶은 희망을 표현한 것이다. 역사적으론 피를 흘리지 않은 영국 명예혁명도 있었다. 또 중요한 한 가지, 그것이 이룬 엄청난 결과 때문이다. 박근혜가 대통령직에서 파면되고 구속까지 된 것은 상상조차 힘든 일이었다. 오로지 촛불 덕분에 가능했다. 그 바람에 대선도 다음달 치른다. 모두가 촛불의 .. 더보기
[논객닷컴] 논증 없는 주장의 허망함 사람들은 여러 가지 ‘주장’을 하며 산다. 이때 필요한 것이 근거(또는 이유) 제시다. 예를 들자. “대한민국 최고 미남은 장동건이다.” 뜬금없이 이 말만 하는 것은 그냥 취향 고백이다. 이것이 주장이 되려면 근거가 뒷받침돼야 한다. 미남의 기준은 이러저러하다는 생각을 밝히고, 장동건이 거기에 맞는다는 것을 증명하면 된다. 책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 나오는 말이다. 책은 “주장은 반드시 논증하라”고 말한다. 적절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주장만 하면 억지소리나 궤변으로 들린다. 논증이란 관점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건을 보려 한다. 그 결과는 ‘촛불 민심’의 승리였지만, 패자 측의 지리멸렬한 대응이 자초한 것이기도 했다. 박 대통령 자신이 그랬고, 헌재에서 변호를 맡은 대리인들은 한 술 더 떴다. 탄.. 더보기
[논객닷컴] 루마니아 시위와 촛불집회, 닮은 듯 다른 루마니아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시위가 벌어졌다는 소식이 귀에 쏙 들어왔다. 나라밖 뉴스가 평소보다 각별하게 들린 건 감정이입 탓 같다. 시민 수십만 명이 참가했다는 사실이 한국에서 목하 진행 중인 촛불집회와 겹쳐보였다. 루마니아 시민들이 정부의 ‘부패사범 사면 행정명령’에 반발해 내각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하고 있다. ©플리커 시위의 발단은 지난달 말 정부가 발표한 부패사범 사면에 관한 행정명령이었다. 시민들은 그 철회를 요구했다. 시위가 연일 이어지자 정부는 굴복해 행정명령을 폐지키로 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내각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이번 시위는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대통령을 귄좌에서 몰아낸 1989년 민주화 시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지난 5일에도 수도 부쿠레슈티만 30만,.. 더보기
[논객닷컴] 소통보다 외모, 박 대통령 ‘예쁜 대통령’이란 표현은 왠지 어색하다. 일종의 형용모순이다. 왜냐하면 대통령 앞에는 예쁘다가 아니라 결단력, 통찰력, 포용력, 리더십 같은 수식어가 제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어떤 목사가 이런 설교를 했다. “다른 나라 여성 정치인들은 육중한 몸매를 자랑하지만 우리 대통령님께서는 여성으로의 미와 모성애적 따뜻한 미소까지 갖고 계신다.” 그는 “(대통령의 몸매가) 완전 차별화 되셨다”는 말도 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서 ‘대통령의 외모’, 정확히는 외모에 대한 관심이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가 청와대 의료진에게서 태반, 백옥, 감초주사 등 ‘안티에이징(노화 방지)’ 주사를 맞았다는 사실이 국정조사 청문회를 통해 드러났다. 최근엔 ‘주사 아.. 더보기
[논객닷컴] ‘침묵하는 다수’라고? 연일 타오르는 촛불은 언제쯤 꺼질까. 요즘 자주 쓰이는 ‘지속가능성’ 개념을 촛불에도 적용할 수 있다. 그만큼 촛불이 동력을 유지하는 것은 진행 중인 탄핵과 후속 정국에 있어 사활적인 요소다. 이 문제를 살피려면 촛불을 과소평가하고 폄하하는 발언들이 타당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6차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3일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서울 동대문에서 열린 ‘헌정질서 수호를 위한 국민의 외침’ 집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포커스뉴스 작가 이문열은 ‘보수여 죽어라…’란 조선일보 칼럼에서 이런 주장을 한다. “(박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 중) 100만이 나왔다고, 4500만 중에 3%가 한군데 모여 있다고, 추운 겨울밤에 밤새 몰려다녔다고 바로 탄핵이나 하야가 ‘국민의 뜻’이라고 대치할 수 있는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