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칼럼 썸네일형 리스트형 [신문로] 할머니가 조선학교에 기부한 까닭 일본 도쿄 치요다구 문부과학성 앞에서는 매주 금요일이면 ‘금요행동’ 집회가 열린다. 재일 조선학교 차별을 반대하고, 민족교육 탄압 중지를 요구하는 행사다. 참가자는 일본의 조선대학생 등인데 2013년 5월부터 시작돼 지난해 말로 250회를 넘어섰다.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수요일마다 27년째 열리고 있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 촉구 수요집회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열기는 그에 못지않다. 참가자들은 조선학교에 고교 무상화 제도를 적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조선고급학교가 고교 무상화 제도에서 배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2010년 학생 1명당 12만엔~24만엔의 취학 지원금을 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그러나 조선학교는 예외다. 조선총련과 밀접한 관계라거나, 조선학교는.. 더보기 [신문로] 재벌개혁 실종되고, ‘노동자’ 표현 사라지고 여성 최초로 미국 백악관에 출입한 헬런 토머스란 전설적 기자가 있었다. 그는 대통령에게 공격적인 질문을 퍼붓는 것으로 유명했다. 허스트 커뮤니케이션 기자로 있던 2006년 3월 그는 부시 대통령에게 물었다. “미스터 프레지던트, 당신이 이라크를 침공하며 내세운 모든 이유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났습니다. 전쟁을 하는 진짜 이유가 뭡니까. 석유도 아니라고 하고, 이스라엘 때문도 아니라고 하니, 대체 무엇입니까?” 지난 주 문재인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비슷한 광경이 벌어졌다. 김예령 경기방송 기자가 질문했다. “현실 경제가 굉장히 얼어붙어 있다. 대통령도 이 상황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고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그 근거는 무엇인가.. 더보기 [신문로] 지지율 하락, 야당 탓이 아니다 요즘 문재인 대통령의 심기는 어떤 것일까. 세밑에 이것이 궁금한 이유가 있다. 국정 지지율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지난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평가(46%)가 긍정평가(45%)를 처음으로 앞지르더니, 이번주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부정 51.6%, 긍정 43.8%로 차이가 더 벌어졌다. 하락세가 이 정도로 멈출까.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가까운 장래에 지지도가 30%대로 추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은 “20%대로도 내려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지율은 국정운영의 동력이다. 당연히 신경 써야 할 문제다. 보수야당과 보수 언론은 이 정부가 하는 일이라면 사사건건 비판·비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지율 하락은 우파가 똘똘 뭉쳐 저.. 더보기 [신문로] 한일 시민의 ‘열린 민족주의’ 는 계속 추구해야 다섯사람이 거리를 걷고 있는, 특별할 것도 없는 사진이 각별하게 다가왔다. 지난 주 도쿄 시내 신일철주금(구 일본제철) 본사 앞. 이들은 최근 한국 대법원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손해배상하라고 판결하자 판결 이행 요청서를 전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다섯 명 중 네명은 소송 피해자 측 변호사 등 한국인이었고, 한명은 야노 히데키 강제연행·기업책임추궁 재판 전국네트워크사무국장으로 일본인이었다. 이 사진이 각별한 건 두 가지 점을 일깨웠기 때문이다. 첫째, 비록 ‘계란으로 바위치기’일지라도 불의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포기할 수 없다는 것. 둘째,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과 일본의 깨어있는 시민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이다. 강제징용 소송 피해자 측 변호인과 한·일 시민단체 활동가가 12일 한국 대법원의 손해.. 더보기 [신문로] 트럼프 ‘승인’ 발언 계기로 살핀 숭미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가 ‘한국 정부의 5·24조치 해제 검토’에 대해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그들은 우리의 승인(approval) 없이는 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우리의 승인 없이는 아무것도 안 한다.” ‘승인’은 허락, 재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국 대통령이 주권국 정책을 두고 이 말을 쓰는 것은 외교적 결례다. 협의나 의논이란 말도 있는데 구태여 승인이라고 표현한 건 평소 트럼프의 거침없는 화법이 발동한 탓일까. 트럼프가 부동산 재벌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은 자서전 ‘거래의 기술’을 보면 그는 대단히 영리하고 치밀한 사람이다. 성공을 위해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강하고 빈틈없고 야비할 정도로 냉정하다. 따라서 시도 때도 없이 막말이나 일삼고 허세나 부리는 억만장자 정치..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7 8 ···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