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웅 칼럼 썸네일형 리스트형 51번째 주(州)면 족할까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이번엔 또 뭘 내줬나 겁이 난다. 이 심정을 천정배 의원이 방송에서 잘 대변해 주었다. “전시작전통제권을 찾아오면 나라가 망할 것처럼 호들갑 떠는 보수강경론자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안보주권을 포기한 것이 아닌가.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하나를 받아왔으면 무엇을 내줬을 것이냐가 궁금하고 불안하다….” 그가 불안한 건 이명박 대통령이 전작권과 한·미FTA를 맞바꿨을 가능성이다. 그럼으로써 안보주권에 이어 건강주권까지 내줬을까봐서다. 이는 지극히 정당한 불안감이다. 재작년 촛불시위와 이명박의 반성, 그리고 2년 후의 표변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경험은 이명박이 얼마든지 그런 일을 저지르고도 남을 인물임을 가르쳐주므로.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표현대로 한국군이 “근력.. 더보기 진보가 이겼나 6월항쟁이 한창이던 1987년 6월의 어느날 필자는 최루탄 연기 자욱한 서울역 광장에서 시위를 취재하다 경찰 ‘사과탄’ 파편을 등에 맞아 다친 일이 있다. 근처 의료봉사대 대학생의 치료를 받은 기억이 목이 터져라 외치던 시위대의 “호헌철폐 독재타도” 구호와 함께 지금도 생생하다. 23년이란 긴 세월이 흘렀다. 그 사이 얼마나 많은 정치·사회적 사건들이 벌어졌는지 모른다. 지난주엔 지방선거가 치러져 이명박 정권이 참패했다. 야당은 오만하고 독선적인 정권이 민의의 심판을 받았다고 한다. 어떤 심판이었나. 그 중심에 4대강, 세종시, 천안함 사건 등이 있다. 소통을 무시한 채 마구 밀어붙인 것이 역풍을 불렀다. 독재시절 물리도록 겪었던 ‘북풍’ 메뉴까지 대대적으로 동원됐지만 먹히지 않았다. 한국 사회가 그간 .. 더보기 안상수의 색깔론과 ‘좌파로 살기’ 좌우는 선악을 나누는 개념이 아니다. 사회가 왼쪽으로 간다고 나쁘고 오른쪽을 지향한다고 좋은 게 아니란 뜻이다. 그보다는 차가 달리며 좌회전하거나 우회전하는 것 정도로 비유하는 게 적절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좌측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을 하는 것은 교통법규 위반이 되겠지만. 이 점에 대해서는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이 엊그제 라디오에서 분명히 얘기했다. “좌파라고 하니까 나쁜 것으로 아는데 좌파가 나쁜 것 아니에요. 유럽 좌파 정권인 사람들이 다 나쁜 사람입니까? 아닙니다. 정책 노선의 차이일 뿐입니다.” 6·2 지방선거 수도권 선대위원장인 그는 이 선거를 ‘보수개혁론 대 좌파부활론’의 대결구도로 규정했다. 좌파가 나쁜 게 아니란 말은 좌파부활론이 색깔 공세가 아님을 강조하며 나온 것이다. 어쨌든 반갑다. 한.. 더보기 전근대적인, 너무나 전근대적인 ‘스폰서 검사’ 사건은 비정상적인 사건이다. 비정상적인 사건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천안함 사건은 안보불안을 야기한 비정상적 사건이다. 스폰서 검사 사건은 그 전근대성이 몹시 돋보이는 비정상적 사건이다. 쉽게 말해 이런 추문은 근대화하기 훨씬 전 옛날 옛적에나 들어보았음직한 것이란 뜻이다. 에서 장원급제해 암행어사가 돼 내려온 이몽룡은 남원부사 변학도의 학정을 이런 한시로 풍자한다. “金樽美酒 千人血 玉盤佳肴 萬姓膏(금준미주 천인혈 옥반가효 만성고). 燭淚落時 民淚落 歌聲高處 怨聲高(촉루락시 민루락 가성고처 원성고).” 뜻은 “금 술잔에 담긴 향기로운 술은 천 사람의 피요, 옥쟁반에 담긴 좋은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라. 촛대에 촛물 흐를 때 백성들의 눈물 떨어지고, 노랫소리 높은 곳에 원망 소리 높더라”.. 더보기 연결된 세상사 살다보면 세상사가 따로 떨어진 게 아니라 서로 ‘연결’돼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사회를 생물유기체에 비유해 설명한 사회유기체설도 이런 인식의 소산일 거다. 아무튼 인간이든 자연이든 사건이든 유기적으로, 또는 어떤 식으로든 연결돼 있다고 생각하고 보면 많은 현상들이 그럴 듯해 보인다. 그래서 영국 소설가 에드워드 모건 포스터는 대표작 「하워즈 엔드」에 ‘오직 연결하라(Only connect)’란 독특한 제사(題辭)를 붙인 게 아닌가 한다. 소설은 성격과 출신, 가치관이 판이하게 다른 두 집안 남녀의 대립과 ‘연결’을 정교한 필치로 그려냈다. 며칠 전 대학생 최태섭씨가 경향신문에 쓴 ‘2010년 3월, 넘치는 사건사고’란 칼럼을 읽으면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필자에 따르면 한국사회는 글을 쓰는 사람.. 더보기 이전 1 ··· 13 14 15 16 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