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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여적] 전쟁 상인 미국 영화 ‘로드 오브 워’는 구 소련에서 탈출한 유리(배우 니컬러스 케이지)가 우연히 무기사업에 눈을 떠 세계 곳곳의 분쟁지역을 누비며 결국 ‘전쟁의 제왕’ 칭호까지 얻게 된다는 것이 줄거리다. 그가 취급하는 품목도 칼라슈니코프 자동소총부터 무장 헬기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영화가 의도하는 메시지는 미국의 정체가 거대한 무기상이란 것이다. 과거에 비해 오늘의 전쟁은 더 탐욕적이다. 이 전쟁에는 국가만이 아니라 기업과 개인도 뛰어든다. 그래서 하나의 ‘비즈니스’로 여겨진다. 사업영역도 무기거래에 그치지 않는다. 기지 건설과 경비, 경호, 무기 유지·보수, 식품조달 및 병사식당 운영, 세탁, 우편 업무 등을 망라한다. 세계 군수산업은 계속 미국의 강세다. 2005년 세계 100대 군수기업 명단에도 미국은 4.. 더보기
[여적] 오폭(誤爆) 1995년 미국 오클라호마 연방청사 건물을 폭파해 168명을 숨지게 한 티모시 멕베이는 어린이 19명의 죽음에 대해 ‘부수적인 피해(collateral damage)’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자신의 신념 때문에 무고한 생명들을 살상하고도 대수롭지 않다는 듯 ‘부수적’이란 표현을 쓴 것이 섬뜩하다. 이 부수적 피해란 말을 자주 듣게 된 것은 9·11 테러 이후의 일이다. 미국은 9·11을 계기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를 침공했다. 이 전쟁 과정에서 미국은 민간인을 상대로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오폭을 저질러 숱한 희생자가 나왔다. 그때마다 동원되는 수사가 바로 ‘부수적 피해’였던 것이다. ‘‘미국 국방부 고위관리들은 브리핑에서 미군의 공중 폭격으로 발생한 무고한 민간인의 희생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아는가... 더보기
[여적] 모차르트 효과 ‘모차르트 효과’라는 것이 있다. 1993년 미국에서 나온 이론으로 모차르트 음악을 듣기만 해도 뇌의 활동이 촉진되어 지능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이 효과를 찬성하는 쪽은 모차르트의 음악이 순수하고 투명해 다른 작곡가들의 작품과 비교할 때 뇌에서 창조력과 관련된 부위를 더욱 강력하게 자극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여러 실험 결과 모차르트 효과는 단순한 정서적 각성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 거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편이다. 이 모차르트 효과가 색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천재 음악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 탄생 250주년인 금년을 맞아 그의 조국 오스트리아는 물론 세계적으로 기념행사가 펼쳐지는 것이다. 특히 몇해 전부터 행사 준비에 들떠 있는 모차르트의 고향 잘츠부르크에서는 그의.. 더보기
[여적] 외국어 교육 1979년 12월 소련군이 아프가니스탄을 전격 침공했을 때 미국은 신중하게 대처했다. 소련과 직접 충돌을 피하기 위해 중앙정보국(CIA)이 반군 세력에 무기 등을 지원한 것이다. 그만큼 아프가니스탄은 소련의 남하를 막는 데 있어 사활적인 요충지였다. 따라서 미국에는 전쟁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정보력이 절실했다. 그러나 미국은 뜻밖의 난관에 부딪혔다. 바로 러시아어와 아프가니스탄어(파슈투어, 다리어)의 해독 문제였다. 아프간어는 말할 것도 없고 러시아어를 구사하는 인력이 미국에 절대 부족했던 것이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오늘도 미국에서는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나 보다. 9·11 이후 발발한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 속에서도 미군은 현지어 구사자 부족에 시달렸다. 경우에 따라 외국어는 .. 더보기
[여적] 마르코스 멕시코 사파티스타 민족해방군(EZLN) 지도자 마르코스가 1일부터 6개월 일정으로 전국 31개 주를 도는 ‘대장정’에 나섰다. 복면 차림에 담배 파이프를 입에 물고 다니는 마르코스는 이번에는 검정색 오토바이를 몰고 출발지에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사람들은 이를 두고 아르헨티나 출신의 혁명가 체 게바라가 1951년 의사 친구 알베르토와 오토바이 ‘포데로사’를 타고 남미를 여행했던 일과 비교하기도 했다. 이 출발일은 1994년 사파티스타군의 무장봉기 12주년 기념일에 맞춰진 것이었다.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가 발효된 다음날 시작된 사파티스타의 반정부·반세계화 봉기는 세상을 놀라게 했던 것이다. 이 전국 순회는 오는 7월2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안세력’으로서의 좌파 결집을 목표로 한 것으로 보인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