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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여적] 날씨와 선거 미국 기상·선거 전문가들에 따르면 나쁜 날씨는 투표율을 떨어뜨린다. 평균적 강우량을 넘어 비가 1인치 더 내리면 전반적 투표율은 1% 조금 못 미치게 떨어진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성향의 투표율은 2.5%나 내려간다. 또 평균 강설량을 넘는 1인치의 눈은 투표율을 0.5% 감소시킨다. 강수량으로 따지면 10인치의 눈이 비 1인치에 해당하므로, 눈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비보다 훨씬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지난달 6일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것도 ‘날씨의 법칙’이 들어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거 직전 미국 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샌디에도 불구하고 투표일 접전지역의 날씨는 비교적 맑았다. 그 덕분에 맑은 날은 민주당에, 궂은 날은 공화당에 유리하다는 관례가 확인됐다는 것.. 더보기
[여적] 디지털 전사, 알바 옛 조선에 십만양병설이 있었다면 이 시대엔 ‘디지털 1만 전사 양성론’이 있다. 재작년 8월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디지털본부와 2030본부를 설치해 각각 1만명의 전사를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당 사무처 신임 국·실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다음 총선과 대선을 두고 한 말이다. 이른바 ‘디지털 전사 양성론’의 태동을 세상에 알리는 순간이다. 안 대표는 이런 말도 했다. “다음 선거에서는 젊은이들이 투표장에 안 나오기를 바라는 한나라당이 되지 않도록 하자. 앞으로 연수원을 마련해 연수를 강화할 예정이다.” 석 달 후 청년당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 대표의 어조는 더욱 비장했다. “청년지도자 1만명 모두 디지털도 인터넷도 그 세계에서 트위터로써 저쪽 세력들과 싸울 수 있도록 무장해 주실 것을 부탁드.. 더보기
[여적] 영상조작 이 정권의 방송·언론 장악을 비판할 때 많이 인용된 인물이 나치 선전상 요제프 괴벨스다. 세련된 문화적 안목까지 갖춘 괴벨스는 라디오를 대중선동을 위한 상징조작의 도구로 십분 활용했다. 당시 꽤 비쌌던 라디오를 염가에 보급해 매일 저녁 7시면 히틀러 총통의 동정 등을 전했다. 라디오의 2차 세계대전 뉴스는 전부 거짓이었다. 그 바람에 대부분의 독일인들은 연합군이 베를린을 함락시킬 때까지 전쟁에서 지고 있는 것을 몰랐다고 한다. 전해지는 히틀러의 기록사진들도 거의 괴벨스의 치밀한 연출을 거친 것이라 한다. 그는 히틀러가 어린이들과 사진을 많이 찍게 해 자애로운 지도자로 부각시켰다. 이렇게 해서 괴벨스는 현대 홍보, 선전, PR분야의 선구자적 존재로 꼽힌다. 하지만 이런 대중선동의 귀재도 이른바 ‘영상조작’.. 더보기
[여적] 저격수 저격수 하면 필자에게 떠오르는 것이 ‘저격수의 골목’이다. 1992년 유고연방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서 내전이 발발하자 세르비아계 민병대는 수도 사라예보를 포위한 채 이슬람을 믿는 보스니아계 등을 공격했다. 이때 악명을 떨친 길이 있다. 사라예보 공업지대와 구시가 문화유적지를 잇는 이 길은 외신기자들 사이에서 ‘용(龍)의 거리’란 본명보다는 ‘스나이퍼 앨리’로 불렸다. 문자 그대로 ‘저격수의 골목’이다. 보스니아어로도 ‘스나이페르스카 알레야’로 같은 뜻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희생됐다. 세르비아계 저격수들은 인근 고층 빌딩이나 산악지대에 숨어 지나가는 시민들을 조준 사격했다. 3년여 내전 동안 이곳에서 자행된 저격으로 1030명이 다쳤고, 225명이 숨졌으며 이 중 60명이 어린이란 통계도 .. 더보기
[여적] 추운 나라에서 온 여성 의원 엘레나 푸쉬카료바(63)는 러시아 툰드라 지대인 야말 네네츠 자치구 출신 두마(하원) 의원이다. 이 추운 지방에서 온 여성 정치인을 엊그제 만났다. 그는 국내 대학에서 ‘러시아 북쪽 토착민들 삶과 법률적 문제’ 등을 주제로 강연을 하기 위해 왔다. 이 지역 소수민족 네네츠인인 푸쉬카료바 의원은 네네츠 구비문학·민속학 전문가이기도 하다. 인구 4만1000명인 네네츠 사람들은 이태 전 SBS의 특집 다큐멘터리 에서 ‘마지막 순록 유목민’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자연 툰드라의 혹독한 기후가 주요 화제가 됐다. 러시아란 나라가 원래 추운 곳으로 인식되어 있지만 그가 태어나고 자란 네네츠 자치구의 추위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제 행정수도 살레하르트의 최저 기온은 영하 27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정도는 약과다. 1..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