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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웅의 촌철살인] 검찰개혁, 이 대통령의 어마머마한 과제는?

 노무현·이재명 두 대통령의 핵심 과제는 검찰개혁이었다. 문재인 대통령 때도 마찬가지였다.
 다음은 7년 전(2019년 9월) 문 대통령 임기 중 필자가 N신문에 기고한 칼럼 ‘문재인 대통령vs 윤석열 검찰총장’의 골자다. <검찰개혁이 시대적 과제로 떠오른 것은 오래된 일이나 번번이 좌절했다. 1998년 국민의 정부 이후 20년 간 이루지 못한 역대 정권의 숙제였다. 노무현 정부 때도 강금실 법무부 장관이 ‘공직자부패수사처’를 신설하려 했으나 당시 송광수 검찰총장이 “검찰의 권한 약화를 노린 것”이라며 반대해 무산됐다.> 

 <나는 대쪽검사로 알려진 그의 실체가 ‘법은 곧 정의’라는 신념을 체화한 ‘레미제라블’의 자베르 경감을 닮았다고 생각한다. 그 점에서 그는 보수·진보 어느 쪽도 아닌 ‘검찰주의자’이다...그는 겉으로는 검찰개혁에 긍정적이지만 속마음은 개혁 반대쪽일 개연성이 있다.> 여기서 ‘그’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다. 

 ‘공직자부패수사처’는 무산됐으나 그 뒤 비슷한 취지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처장 오동운·판사 출신)’가 신설됐다. 13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오 공수처장은 공수처의 수사 대상을 판·검사와 사법경찰관으로 한정하고,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에 대한 수사는 중대범죄수사청에 맡기는 방안을 두고 “굉장히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부터 검찰개혁을 강력하게 지지했다. 기자회견 때마다 “제가 (검찰 수사의) 가장 큰 피해자”라며 검찰개혁 완수 의지를 다짐했다.

 노 대통령은 어땠을까? 노무현 정부의 검찰개혁도 권한 분산과 정치적 중립 보장을 목표로 추진됐다. 그러나 당시는 검찰의 수사권 자체를 박탈하기보다 제도적·절차적 개혁에 초점을 맞추어 미완으로 남았다. 하지만 검찰청법 개정을 통해 검사동일체 원칙은 폐지됐다. 노 대통령 취임 2주만인 2003년 3월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전국 평검사 40명과의 대화도 이뤄졌다. 
 
 일화 한 토막. 박모 검사가 “언론에서 대통령께서 83학번이라는 보도를 봤습니다. 그걸 보고 ‘내가 83학번인데 동기생이 대통령이 되셨구나’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라며 고졸인 노 대통령의 학력을 우회적으로 비꼬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오른쪽)이 정부종합청사에서 열린 전국평검사들과의 대화에서 메모하고 있다. 방송 카메라 앞에 당시 문재인 민정수석의 모습도 보인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노 대통령이 이루지 못한 검찰개혁 과제는 이후 문재인 정부와 이재명 정부 때 공수처 출범, 검찰청 폐지 및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신설 등으로 이어졌다. 

 폐기된 검찰청법 대신 새로 제정된 <중대범죄수사청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난 16일 검찰 출신인 김지용 변호사가 중수청 초대청장에 취임했다. 직급은 차관급이다. 

#김지용 중수청장, 취임 후 첫 도어스테핑(서울=연합뉴스)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이 19일 서울 중구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아직 후보자 때인 지난 14일 김 후보자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2020년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에 반대하는 내용의 성명에 이름을 올린 데 대해 “적법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징계가 법원 단계에서 번복되는 일이 없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징계 청구 사유인 감찰 방해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 재판부에 대한 사찰 등은 비위라고 판단했으나, 절차적 하자로 징계가 취소될 우려가 있어 성명에 동참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중수청장 선임 전부터 지금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26일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에서 “새 형사사법체계가 채 뿌리내리기도 전에 이를 뒤흔들려는 검찰 카르텔의 조직적 저항이 도를 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검찰 수사권 사수의 선봉장을 자처했던 인물(김지용 청장을 지칭)이 검찰개혁의 상징인 중수청 수장이 되겠다고 나선 작금의 현실이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이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에는 민주당 내 8개 당원 단체도 함께 했다. 

 백모 전 교수(역사학자)는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위험을 자초한 이재명 정권’이란 글을 올렸다. 그는 “야당 시절 이재명 정권은 ‘적폐 청산’과 ‘완전한 검찰개혁’이라는 선명한 깃발을 앞세워 성난 민심을 결집했다. 그러나 막상 권력을 쥐자 그런 약속을 슬그머니 주머니 속으로 밀어 넣었다. 기득권 관료와 친윤 검찰 출신을 요직에 앉히며 내건 명분은 ‘현실주의’와 ‘실용’이었으나, 정권을 탄생시킨 국민의 눈에 그것은 배신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최근 유튜브에 올라온 관련 쇼츠를 소개한다. 이 사람는 “왜 김지용이어야 합니까. 이 세상에 검사 출신 사람들이 그거밖에 없습니까? 도대체 왜 이재명 정부의 모든 인사에는 이 사람은 나쁘지 않은 사람이라는 말만 자꾸 나옵니까? 왜 이 사람이어야 한다는 말이 없습니까? 이 사람 나쁜 사람 아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왜 저 사람이 초대 중수청장이 되어야 합니까? 왜 그 설명은 아무도 하지 않습니까? 그게 너무나 답답합니다.”

 우리 역사상 진보적 대통령은 드물었다. 진정한 보수와는 거리가 먼, 웃기는 말로 ‘극우·수구 사교클럽’ 출신 같던 사람이 윤 전 대통령이었다. 급기야 임기 중 탄핵으로 파면된 두 명 중 하나다(다른 1명은 박근혜 대통령). ‘화장실 갈 때 나올 때 다르다’는 속담이 있다. 검찰개혁에 수동적으로 변한 이 대통령에게 묻고 싶다. 이재명 후보를 대통령 만들겠다고 민주 시민들은 총력을 다했다. 정치 동지의 진심은 이제 안 들리고 안 보이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