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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실용주의, 물타기용 아닌가

걸핏하면 ‘실용주의’를 내세워 위기를 모면하는 수법을 많이 봐왔다. 근데 이재명 대통령에게서 이 철 지난 실용주의를 볼 줄이야. 본론에 들어가기 전 한국 올드팬에게 잘 알려진 미국 배우들 이야기부터 하고 싶다. 
 먼저 여배우 수잔 서랜든(80)이다. 대표작은 지나 데이비스와 공동 주연한 <델마와 루이스(루이스 역)>.

                                         <서랜든> 

할리우드 배우들 중 정치적으로 가장 왼쪽에 있는 사람이다. 2016년 미국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는 말할 것도 없고 힐러리 클린턴도 반대했다. 무소속 버니 샌더스를 지지했다. 서랜든은 가자 전쟁 휴전을 촉구하는 시위에 꾸준히 참여해 팔레스타인 지지 발언을 해 온 것을 문제 삼은 소속사로부터 2023년에 계약 해지를 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남자배우는 로버트 드니로(83). <디어 헌터>(1978년)로 유명하다.

                       <드니로>
 
대부분의 할리우드 인사, 뉴욕을 대표하는 인물답게 민주당 지지자이다.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에게 대놓고 ‘그가 대선 후보라니 미친 짓이다’며 신랄하게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그리고 트럼프가 당선되자 자신(드니로)의 조상 나라인 이탈리아로 갈지 모른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다. 2000년대부터 민주당 후보들에 지지의사를 표했고 2010년대 브래드 피트와 함께 할리우드 내에서도 가장 강력한 반 트럼프 인사로 분류된다. 보통 할리우드가 반 트럼프 성향을 띠지만 드니로의 경우 흑인 인권문제 등으로 트럼프를 비판해왔다. 

 미국 배우 얘기로 이 칼럼을 시작한 건 ‘실용주의’가 미국이 원조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실용주의는 영어로 프래그머티즘(Pragmatism)인데, 19세기 후반 미국에서 시작된 철학 사조이다. 이 사상은 추상적인 이론보다 실제적인 결과와 경험을 통해 진리를 판단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실천적 태도를 강조한다. 그럼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는 얼마나 이 철학에 부합하나?

 지난 8일 인터넷 신문 민들레는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가 위태로운 ‘또 다른’ 이유>란 칼럼을 게재했다. 필자는 주요섭 (사)밝은마을 생명사상연구소대표다. 칼럼은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를 지지한다. 이념보다 삶을 앞세우고, 진보와 보수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지평을 탐색하는 한국정치의 새로운 흐름을 응원한다”면서도 “오늘 이재명의 실용주의가 매우 위태로워 보인다”고 썼다.
 다음은 이 칼럼의 요약이다.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계속 추락하고 있다. 9월 7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에서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37.4%로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8주 연속 하락이다. 앞서 9월 4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지지율은 40%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부정평가는 51%까지 올라섰다. 다른 조사에서는 부정평가가 처음으로 60%대에 진입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부동산 세제 정책의 혼선과 경제·민생 문제, 인사 논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전해진다. 김승원·용혜인 두 장관 후보자의 인선을 둘러싼 논란이 진행 중이고, 공소취소와 연임 개헌을 둘러싼 논란, 경찰의 부실수사 논란까지 겹쳤다. 6개 부처를 바꾸는 개각 카드를 꺼냈지만 하락세를 꺾지 못했다.”
 
“이재명 정부는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해왔다. 경제를 성장시키고, 주가를 올리고, AI 강국을 만들고, 산업을 키우겠다고 했다.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러나 정치는 문제해결의 기술만은 아니다. 국민은 정부에 ‘무엇을 할 것인가’만 묻지 않는다. ‘어디로 갈 것인가’도 동시에 묻는다. ‘우리는 어떤 사회에서 살 것인가’를 묻는다. 성과가 좋을 때는 이런 질문이 잘 들리지 않는다. 경제가 성장하고 주가가 오르면 성과 자체가 ‘성공 서사’가 된다. 그러나 성과가 흔들리는 순간 질문은 다시 돌아온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재명 대통령은 2025년 2월 민주당 대표 시절부터 이렇게 말했다. “진보는 진보 정책만 쓰고, 보수는 보수 정책만 써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경제 정책에 있어서는 ‘실용적 접근’이 필요하다.” 

 칼럼 모두에 소개한 미국의 두 배우와 어긋나는 발언이다. 서랜든이나 드니로는 좌파 성향을 지키고 있다. 반면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96)는 고령에도 보수적 신념에 투철하다.

 한 페친이 9일 올린 글이다. 
 <기가 막힌다. 집권 2년차 13주차, 어떻게 윤석열 지지율과 비슷한 수준이 됐는가? 백낙청 교수 주장처럼 “민주당 당대표 선거를 통해 반란군이 진압됐다”가 아니고, “반란군”이 증가 일로 아닌가? 백 교수가 헛것을 본 것이 아닌가? 
 연합뉴스 리얼미터 기준 
 윤석열 정부 (2년차 13주차) 긍정: 38.3% / 부정: 59.0% 
 이재명 정부 (2년차 13주차) 긍정: 37.4% / 부정: 59.5%
 법무부가 발표한 공소청 직제 시행법령을 전면 수정해 국회가 의결한 검찰개혁 법안 취지로 대폭 수정하는 대통령의 결단이 없다면 지지율은 20%대로 추락한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1.8%, 국민의힘 37.6%로, 양당 격차는 4.2%포인트로 3주 연속 오차범위 안이었다.>
 결론은 이것이다. 이재명의 ‘실용주의’, 게도 구럭도 다 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