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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로] 팬클럽과 정치적 지지의 차이 1999년 1월 1일자 경향신문 기사다. "31일 새벽 1시30분쯤 서울 여의도 KBS 부근에서 KBS 가요대상을 방청하고 돌아가던 인기댄스 그룹 HOT와 젝스키스 팬클럽 회원 10여명이 패싸움을 벌였다…."그 결과 HOT 팬 이모양(15)이 병원으로 실려갔으며, 젝스키스 팬 배모양(18) 등 2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싸움은 두 그룹의 팬들이 서로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가 더 낫다며 입씨름을 벌이다 일어났다.그땐 이런 일이 흔했다. 오죽하면 사생팬이란 말도 생겨났다. 특정 연예인의 사생활을 죽기 살기로 쫓아다니는 극성팬을 말한다. 소녀 팬들이 이러는 건 그 가수의 외모나 춤 등 나름의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 열정을 지배하는 건 맹목성이라고 본다. 일단 '필'이 꽂히면서 모든 게 무조건 좋아지는 거다.이 얘기.. 더보기
서문 어떤 노래나 시구가 머리 속에 들어와 좀처럼 떠나지 않을 때가 있다. 내게는 이란 노래가 그랬다. 재작년 말 퇴직을 앞두고서였다. 우연히 이 노래를 들었는데 느낌이 예사롭지 않았다. 특히 이런 시작 부분이었다. “밤 깊은 마포종점 갈 곳 없는 밤 전차/ 비에 젖어 너도 섰고 갈 곳 없는 나도 섰다”. 그때까지 필자는 이 노래를 은방울자매가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부른 트로트곡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엔 달랐다. 이 가사가 별 대책 없이 퇴직을 맞는 필자의 정서에 확 와닿았기 때문이다. 노래 속에서 화자는 갈 곳 없는 전차의 처지에 공감한다. 그리고 필자는 다시 그 심정에 공감하는 것이다. 화자와 전차, 필자를 한데 묶어준 것은 ‘갈 곳 없는’ 처지란 정서였다. 이 경우 작자와 노래(화자), 노래와 듣는..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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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풍, 왜 다시 부나 다시 복고풍이 불고 있다. 복고풍(復古風)은 과거의 모습으로 되돌아간 제도나 풍속 또는 그런 유행을 뜻한다. 그것이 영화와 TV 드라마·예능 프로그램을 비롯해 음식과 가전제품에까지 번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연말과 연초에 방영된 MBC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토토가)는 1990년대 유행했던 가요들을 무대에 올림으로써 20년 전 가요의 붐을 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물론 ‘토토가’만을 갖고 복고풍이 불었다고 말할 순 없다. 몇 해 전 시작한 ‘나는 가수다’(MBC), ‘불후의 명곡’(KBS2) 같은 음악 프로그램이 이미 가요 복고 바람의 한 줄기를 형성하고 있었다. ‘토토가’에 소개된 노래들 영화 ‘국제시장’과 ‘쎄시봉’이 흥행에 성공한 것도 대중문화계의 복고 바람으로 볼 수 있다. 이보다 앞서.. 더보기
블루스와 우리 노래의 한 “지난 한 세기 동안 서양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위로의 노래를 들라면 나는 블루스를 들겠다. 블루스를 음악적으로 정의하자면 Ⅰ-Ⅳ-V7이란 단순 코드 진행을 기초로 해서 12마디 혹은 16마디 악절로 이뤄진 형식을 말한다. 가사의 내용은 무엇이든 가능하다.…하지만 원래는 불운을 맞아 곤경에 처하게 된 사람을 노래했다. 그래서 블루스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준다. 슬픈 사람이 슬픈 음악을 듣고 기분이 나아지게 됨을 보여주는 예다.”【주1】 미국의 뇌 과학자 대니얼 레비틴이 쓴 책 ‘호모 무지쿠스’에서 한 말이다. (나는 가요 칼럼들을 쓰면서 그의 책 ‘호모 무지쿠스-원제는 The World in Six Songs:How the Musical Brain Created Human Nature’와 ‘뇌의 왈츠-원제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