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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가 위로다

[서평]주름진 마음 비추는, 그대의 ‘18번’은 뭔가요? [책과 삶]주름진 마음 비추는, 그대의 ‘18번’은 뭔가요? ㆍ노래가 위로다 ㆍ김철웅 지음 | 시사인북 | 351쪽 | 1만5000원 “유행가가 다 내 얘기처럼 들려. 저 노래 가사가 내 심장을 도려내는 거 같아.” 청춘의 한 시절 실연당한 친구를 위로하기 위해 선술집에 마주앉았을 때 그가 울먹이며 말했다. 늘 팝송만 듣던 그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트로트를 듣다가 꺼이꺼이 울었다. 덩치가 산만 한 녀석이었다. 김철웅의 책 는 ‘갈 곳 없는 이들을 사로잡는 대중가요의 사회사’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재작년 말 신문사 논설실장을 끝으로 정년퇴직한 그는 “세대 불문하고 팍팍한 세상살이에 지친 이들에게 그나마 위로가 되는 것은 노래라는 생각에서 책을 썼다”고 말한다. 저자는 정년퇴직을 앞두고 우연히 듣게 된 .. 더보기
서문 어떤 노래나 시구가 머리 속에 들어와 좀처럼 떠나지 않을 때가 있다. 내게는 이란 노래가 그랬다. 재작년 말 퇴직을 앞두고서였다. 우연히 이 노래를 들었는데 느낌이 예사롭지 않았다. 특히 이런 시작 부분이었다. “밤 깊은 마포종점 갈 곳 없는 밤 전차/ 비에 젖어 너도 섰고 갈 곳 없는 나도 섰다”. 그때까지 필자는 이 노래를 은방울자매가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부른 트로트곡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엔 달랐다. 이 가사가 별 대책 없이 퇴직을 맞는 필자의 정서에 확 와닿았기 때문이다. 노래 속에서 화자는 갈 곳 없는 전차의 처지에 공감한다. 그리고 필자는 다시 그 심정에 공감하는 것이다. 화자와 전차, 필자를 한데 묶어준 것은 ‘갈 곳 없는’ 처지란 정서였다. 이 경우 작자와 노래(화자), 노래와 듣는..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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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풍, 왜 다시 부나 다시 복고풍이 불고 있다. 복고풍(復古風)은 과거의 모습으로 되돌아간 제도나 풍속 또는 그런 유행을 뜻한다. 그것이 영화와 TV 드라마·예능 프로그램을 비롯해 음식과 가전제품에까지 번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연말과 연초에 방영된 MBC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토토가)는 1990년대 유행했던 가요들을 무대에 올림으로써 20년 전 가요의 붐을 일으키는 계기가 됐다. 물론 ‘토토가’만을 갖고 복고풍이 불었다고 말할 순 없다. 몇 해 전 시작한 ‘나는 가수다’(MBC), ‘불후의 명곡’(KBS2) 같은 음악 프로그램이 이미 가요 복고 바람의 한 줄기를 형성하고 있었다. ‘토토가’에 소개된 노래들 영화 ‘국제시장’과 ‘쎄시봉’이 흥행에 성공한 것도 대중문화계의 복고 바람으로 볼 수 있다. 이보다 앞서.. 더보기
블루스와 우리 노래의 한 “지난 한 세기 동안 서양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위로의 노래를 들라면 나는 블루스를 들겠다. 블루스를 음악적으로 정의하자면 Ⅰ-Ⅳ-V7이란 단순 코드 진행을 기초로 해서 12마디 혹은 16마디 악절로 이뤄진 형식을 말한다. 가사의 내용은 무엇이든 가능하다.…하지만 원래는 불운을 맞아 곤경에 처하게 된 사람을 노래했다. 그래서 블루스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준다. 슬픈 사람이 슬픈 음악을 듣고 기분이 나아지게 됨을 보여주는 예다.”【주1】 미국의 뇌 과학자 대니얼 레비틴이 쓴 책 ‘호모 무지쿠스’에서 한 말이다. (나는 가요 칼럼들을 쓰면서 그의 책 ‘호모 무지쿠스-원제는 The World in Six Songs:How the Musical Brain Created Human Nature’와 ‘뇌의 왈츠-원제는..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