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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과잉 추모 논란 영국 록그룹 퀸의 ‘쇼는 계속돼야 한다(The Show Must Go On)’ 싱글 앨범이 발표된 것은 1991년 10월이었다. 그로부터 6주 뒤 리드싱어 프레디 머큐리는 에이즈로 45세의 생을 마감했다. 이 록스타의 마지막 노래는 파란 많은 삶과 임박한 죽음을 예고한 것으로 해석됐다. 머큐리는 죽기 전날에야 에이즈 투병 사실을 밝혔지만 언론은 80년대 후반 이후 급속히 악화한 그의 건강을 두고 수많은 추측을 내놓았다. 그 점에서 ‘쇼는 계속돼야 한다’는 이에 대한 머큐리의 대답이었는지도 모른다. 머큐리가 죽은 후 이 노래는 영국 차트에 다시 올라 16위를 기록했고 미국 차트에서도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쇼는 계속돼야 한다’는 말의 역사는 이 노래보다 훨씬 길다. 언제부턴지 쇼 비즈니스에선 무슨 일이.. 더보기
[여적]스폰서 인터넷에서 ‘스폰서’를 쳐보니 보증인·후원자란 뜻의 라틴어가 어원이라고 돼 있다. 지금은 방송 프로그램·스포츠 행사 등의 광고주나 자선행사의 후원자, 장학금·교육비를 지원하는 후원자 등을 스폰서라고 부른다. 특정 집단 내부에서만 특별한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이따금 연예인 스폰서 사건이 일어난다. 일부 여자 연예인이 돈 많은 물주와 스폰서 계약을 맺고 애인노릇을 하다 말썽이 나는 경우다. 이런 건 스폰서 관계로 위장한 매춘거래나 다름없다. 정치인들에게도 나름의 스폰서가 있다. 한명숙 전 총리 뇌물사건에서 검찰은 곽영욱씨를 한 전 총리의 스폰서로 지목했다. 검사들도 스폰서를 둔다. 순환근무 특성상 지방에 홀로 나가 있는 경우가 많다. 수사팀 회식을 하거나 부족한 수사비를 메우기 위해 스폰서가 필요할 때가 .. 더보기
[여적] 이색 퍼포먼스 퍼포먼스(행위예술)는 즉흥적·우연적인 게 특징이다. 2006년 2월3일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장례식에 모인 조문객들은 저마다 옆 사람의 넥타이를 잘라 고인의 시신 위에 올려 놓았다. 생전에 “넥타이는 맬 뿐 아니라 자를 수도 있으며, 피아노는 연주할 뿐 아니라 두들겨 부술 수도 있다”며 그런 행위예술을 연출한 적이 있는 고인을 추모하는 ‘마지막 퍼포먼스’였다. 이런 퍼포먼스는 어떤가. 엊그제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시립극장에서는 남녀 배우 45명이 참가한 이색 퍼포먼스가 시작됐다. 배우들이 5일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돌아가면서 무엇인가를 낭독하는 퍼포먼스다. 특이한 것은 이들이 읽는 게 무슨 문학작품이 아니라 아이슬란드가 2008년 10월부터 겪은 금융위기를 다룬 무려 2000쪽짜리 보고서란 사실이.. 더보기
연결된 세상사 살다보면 세상사가 따로 떨어진 게 아니라 서로 ‘연결’돼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사회를 생물유기체에 비유해 설명한 사회유기체설도 이런 인식의 소산일 거다. 아무튼 인간이든 자연이든 사건이든 유기적으로, 또는 어떤 식으로든 연결돼 있다고 생각하고 보면 많은 현상들이 그럴 듯해 보인다. 그래서 영국 소설가 에드워드 모건 포스터는 대표작 「하워즈 엔드」에 ‘오직 연결하라(Only connect)’란 독특한 제사(題辭)를 붙인 게 아닌가 한다. 소설은 성격과 출신, 가치관이 판이하게 다른 두 집안 남녀의 대립과 ‘연결’을 정교한 필치로 그려냈다. 며칠 전 대학생 최태섭씨가 경향신문에 쓴 ‘2010년 3월, 넘치는 사건사고’란 칼럼을 읽으면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필자에 따르면 한국사회는 글을 쓰는 사람.. 더보기
학벌이란 노비문서 현실에서 ‘역사는 반복된다’는 가설이 신통할 정도로 맞아떨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놀랄 때가 있다. 역사반복론은 단순화의 흠은 있지만 명쾌하게 현실을 설명해주는 힘이 있다는 게 미덕이다. 여기에 역사가 ‘처음은 비극으로, 두 번째는 희극으로’ 반복된다는 마르크스의 주석까지 곁들이면 역사반복론은 더욱 그럴듯한 설명력을 갖게 된다. 이제 “현대에도 조선시대와 비슷한 신분제도가 유지되고 있다. 그것은 바로 학벌주의다”라는 가설을 세워보자. 그것이 현실 사회 분석에 매우 유용한 관점을 제공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가설의 검증은 어렵지 않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옛날 노비문서 또는 공명첩(空名帖) 구실을 하는 것이 대학 졸업장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좋은 대학 졸업장을 따기 위해 어려서부터 안간힘을 써야 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