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이 바이코프는 러시아혁명 당시 백군에 가담해 적군과 싸웠고 그후 중국 동북지방으로 망명해 원시림을 무대로 동물소설을 쓴 독특한 이력의 작가다.
그의 대표작 ‘위대한 왕’(1936)은 시베리아 호랑이 ‘왕대(王大)’의 일생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인간의 발길이 깊은 숲 속으로 침투할수록 점점 더 좁아지고 살기 힘들어지는 동물의 세계를 애정어린 시선으로 그렸다. 왕대는 자신의 영토인 숲이 철도 개발로 처참히 짓밟히는 데 분노해 복수를 결심하게 된다….
바이코프의 경고는 탐욕스러운 사람들에게 들리지 않았다. 호랑이는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 동물이 됐다. 돌이켜보면 인간은 호랑이를 살육하고 그 터전을 파괴하는 일에 얼마나 열중해왔던가.
시베리아 호랑이는 아무르 호랑이라고도 하며 인도·수마트라 등 세계의 호랑이 가운데 가장 크다. 수컷의 몸길이는 2.7∼3.3m, 몸무게는 180∼360㎏이다. 백두산 호랑이도 여기에 속한다. 백두산 호랑이는 남한에서는 이미 멸종한 것으로 보이며 백두산 일대에 몇마리 남아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호환(虎患)같은 표현에서 보듯 한국인은 호랑이를 두려우면서도 한편으로 친근하며 덕성이 있는 동물로 받아들였다. 단군신화에 조급해 금기를 지키지 못한 동물로 등장하는가 하면 산군(山君), 산신(山神), 산수(山獸)로 받들어지기도 했다. 호랑이의 용맹성을 들어 무반(武班)을 호반(虎班)으로 부르기도 했다.
멸종 위기의 호랑이와 관련해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세계야생동물보호재단(WWF)은 러시아 아무르주에서 시베리아 호랑이가 태어난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시베리아 호랑이는 주로 연해주와 하바로프스크에 서식해 왔으며 아무르주에서 직접 새끼를 출산한 것은 10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또 중국이 ‘동북호(東北虎)’로 부르는 시베리아 호랑이의 개체수가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 미세하나마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관찰됐다. 만주와 시베리아에서 호성(虎聲)이 되살아날지 기대를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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