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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객닷컴] 우리는 ‘플랫랜드’에 살고 있을까
김철웅
2020. 10. 9. 12:28
나훈아 콘서트- 아전인수식 해석하는 여야 정치인들
‘저 사람, 저차원이야’라고 하면 상당히 모욕적인 말로 들린다. 고차원이냐 저차원이냐 하는 구분이 인간성을 평가하는 잣대가 된 것이다. 이런 ‘차원’을 소재로 1884년 영국의 교육자이자 작가인 에드윈 에벗(1838~1926)이 쓴 흥미진진한 과학소설이 바로 ‘플랫랜드’이다.
납작한(flat) 세계(land), 즉 2차원 평면세계에서 살아가는 평면도형들 이야기다. 납작한 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살까.

#소설 '플랫랜드'의 표지. 저자는 정사각형(A Square)으로, 에드윈 애벗의 필명이다.
평면도형들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감정을 가지고 사고를 하며 사회생활을 하는데 그 모양은 성별과 신분에 따라 결정된다. 여성은 넓이가 없으며 양 끝점만이 있는 바늘과 같은 직선이다. 이러한 외형 때문에 충돌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므로 행동지침은 법으로 정해져 있다. 기억하는 능력은 없고 수치감도 느끼지 못한다.
여성과 달리 남성은 넓이를 갖는 평면도형이다. 하층 계급은 이등변삼각형, 중간계급은 정삼각형, 전문직 종사자는 정사각형이나 정오각형, 귀족은 정육각형 이상의 정다각형으로, 신분이 높을수록 변의 수가 많다.
플랫랜드의 주인공인 ‘정사각형’은 0차원의 세계 포인트랜드, 1차원의 나라 라인랜드, 그리고 3차원의 세계 스페이스랜드를 방문한다. 스페이스랜드는 플랫랜드에 위와 아래 공간이 더해진 세계로, 원근법이 존재하며 감성과 사랑을 중히 여긴다. 정사각형은 이곳에서 자기가 사는 2차원보다 높은 차원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3차원 세계의 복음을 플랫랜드 사람들에게 널리 전하려 했지만 불온한 사상을 전파한다는 이유로 종신형에 처해진다.
소설은 세태에 대한 신랄한 풍자를 담았기에 출간 당시 ‘정사각형(A Square)’란 가명으로 발표됐다고 한다. 그런데 그 풍자는 오늘날 우리 현실, 특히 정치판에 썩 들어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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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홈페이지 캡쳐 |
가수 나훈아가 공연에서 한 발언이 여야 설전으로 이어진 ‘사건’을 들여다보자. 그는 추석 연휴 첫날 KBS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공연에서 “국민 때문에 목숨 걸었다는 왕이나 대통령을 본 적이 없다”란 말을 했다. “국민이 힘이 있으면 위정자들이 생길 수가 없다”고도 했다. ‘위정자들’에 그만의 뜻을 담은 것 같다.
#나훈아 <님 그리워> 1969 (자료 사진)
